I LIG넥스원 근태 시스템
I 직원들에게 기습적인 공지
I 비업무 모니터링 시스템 적립
[TV리포트=한하율 기자] 5일 국내 대표 놀이공원인 잠실 롯데월드를 통 크게 대관한 회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해 직원들을 위해 ‘패밀리데이’를 롯데월드에서 열기로 한 방위산업 전문업체 LIG넥스원이다.
LIG넥스원이 롯데월드를 대관해 진행하는 이 행사에는 구본상 회장을 비롯해 신익현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을 포함한 판교, 용인, 구미, 김천 등 전국 사업장 4,300여 명의 직원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의 통 큰 배려로 직원들은 1인당 본인 포함 4인까지 롯데월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이날 1만 여명이 롯데월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반 고객의 입장을 하루 온전히 제한하고 전체를 통째로 대관하는 것은 롯데월드가 1989년 문을 연 이후 처음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LIG넥스원의 작년 매출액이 2조 원을 돌파하면서 특별히 임직원들의 공을 기리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의 지난해 매출은 2조 3,086억 원, 영업이익은 1,864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LIG넥스원 측은 롯데월드를 통째로 대관한 것에 이런 직원들에게 1인당 1만 원의 쿠폰을 지급해 간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복지도 마련했다.
이런 대관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대부분 ‘부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가족 친화경영’을 내세우는 LIG넥스원이 직원이 아닌 일반 어린이와 가족의 입장을 막으면서까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감 결여’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세계 각국의 전쟁 장기화로 지정학적 위협이 고조됨에 따라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무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LIG넥스원 역시 약 4조 2,500억 원 규모의 천궁-II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수주 잔액은 19조 5,934억 원으로 거의 20조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는 2024년 예상 매출액 기준으로 6.5년 치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LIG넥스원에 대한 내부고발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일 블라인드에는 ‘LIG넥스원 오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등장했다.
작성자는 현재 근태 시스템이 다 바뀌어서 PC에서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고 있을 때마다 근무시간이 비업무 시간으로 전환된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예를 들어 화장실을 가거나 자료를 보거나 하는 경우도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포괄임금제로 야근에 대한 수당도 전혀 없이 업무가 진행된다고 밝힌 작성자는 이직과 대탈출의 러쉬가 예상된다고 전하며 글을 마쳤다.
현재 이 글은 11만 누적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을 통해 ‘커피 마시고 오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작성자는 ‘업무 시간으로 인정 안 된다’고 밝혔다.
작성자가 아닌 다른 LIG넥스원 직원은 ‘1. 아직 적용도 안 됐음, 2. 비업무 시간으로 변경도 안 됨, 3. 대규모 근로 체계 개편은 내년에 있을 예정’이라는 댓글을 달아 작성자의 주장을 반박했으나 작성자는 ‘15일부터 시행 예정’이라고 댓글을 달아 이에 맞섰다.
작성자의 주장을 반박하는 댓글이 속출했는데 이들은 ‘마우스 안 움직이면 비업무 전환이 되는 것 아니다. 대신 마우스를 20분 동안 안 움직인다면 사유를 입력해야 한다“고 밝히며 작성자가 거짓을 사실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직장에 다니는 네티즌들은 “롯데월드 간다고 부러워했는데 대박이다”, “그래도 여기에 이렇게 글 쓰는 건 별로인 거 같다”, “약 주고 병 주고”, “매크로 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작성자는 현재 인권침해로 회사 내부에서 반발이 크다고 밝혔으나 아직 LIG넥스원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 대기업에서 ’PC 자동잠금 시스템’을 사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시스템은 일정 시간 동안 PC를 사용하지 않으면 PC가 잠기고, 사용자가 잠금을 해제하려면 사유를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여기에 마우스가 움직이면 PC가 잠기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일부 근로자들이 회사 PC에 ’지글러‘라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설치해 근로 시간을 인정받아 논란이 된 것이다.
이들이 사용한 ’지글러‘는 1초에 한 번씩 마우스 커서를 자동으로 움직여 컴퓨터를 계속 사용하는 것처럼 인식하게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지글러‘ 사용자들을 적발해 징계를 내렸다.
이러한 근로 시간 체크는 직원들의 반발과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늘 기업 내 고질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근로 시간 중에 거의 매일 수 시간씩 집에 머문 영업직 근로자 2명을 해고했다가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이들 중 한 명은’불법 사찰‘이라는 주장을 내세워 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과 근로자 간의 ’근태 관리‘ 문제가 LIG넥스원에서 다시 한번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LIG넥스원 측의 입장 표명에 관심이 주목된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롯데월드, LIG넥스원, 블라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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