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대만 동부 7.4 지진
I TSMC 직원 대피령
I 반도체 장비 가동 중단
[TV리포트=한하율 기자] 3일 오전 7시 58분 규모 7이 넘는 강진이 대만을 덮쳤다. 대만에 이와 같은 강진이 덮친 것은 25년 만으로 대만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해 현재까지 네 명이 숨지고 118명이 상처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대만 소재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TSMC는 현지 시각으로 3일 규모 7이 넘는 강진에 공장이 흔들리자, 생산설비 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TSMC 측은 대피했던 직원들이 다시 공장으로 복귀하고 있으며,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서 추가 점검 후에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라 밝혔다.
대만의 강진이 TSMC를 덮쳤다는 소식이 잇달아 보도되자 시장에서는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거대기술기업)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해 온 TSMC의 생산능력에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등 글로벌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나 미국이 반도체 보조금을 통해 생산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TSMC의 경우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지원을 약속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우려의 시선이 쏠리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는 현재 강진 이후 낸 성명을 통해 특정 지역에서 직원들은 대피시켰으며, 강진의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현지 IT 매체인 디지타임스 역시 TSMC가 대만 북부와 중부, 남부 공장의 생산설비와 장비들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TSMC 관계자는 “회사의 안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라고 전하며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일부 팹(fab·반도체 생산시설)에서 회사가 마련한 절차에 따라 직원들을 대피시켰다”라고 말했다.
대만 내 지진의 영향을 받은 기업은 TSMC뿐만이 아니다.
대만 2위의 파운드리 업체로 알려진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는 신주과학단지와 타이난(臺南)에 있는 일부 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직원들을 대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대만 반도체 기업의 생산 시설이 지진에 취약한 지역에 입주해있다는 점, 정밀하게 만들어진 반도체 장비의 경우 지진으로 인한 단 한 번의 진동으로 전체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지진의 영향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영향이 가지 않을까 하는 시각을 뒷받침한다.
앞서 말한 TSMC와 UMC를 제외한 ASE 테크놀로지 홀딩스 등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대만의 ‘실리콘 밸리’라고 불리는 타이베이 인근 도시 신주에 자리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애플의 아이폰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기에 들어가는 첨단 반도체 제품 제작을 맡고 있다.
한편, 이날 사상자 100여 명을 낸 대만에서 일어난 지진의 진앙은 북위 33.53도·서경 96.73도로, 인구 35만 명의 관광도시 화롄에서 남동쪽으로 12㎞ 떨어진 해상으로 관측됐다.
지진의 발생 깊이는 20㎞로, 강진 발생 뒤 규모 6.5의 여진이 76차례 이상 뒤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정부는 이번 지진이 1999년 2,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규모 7.6 지진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화롄에서는 건물 최소 26채가 무너지고 잔해에 차량이 깔리는 등의 피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이 모여있는 타이베이 역시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이 감지됐으나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TSMC를 비롯한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현재 이번 지진으로 인한 설비 오류 등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지진으로 인한 생산시설 가동 중단의 피해 규모는 약 8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언론인 대만 공상 시보에 따르면 “현재까지의 추산에 따르면 (지진으로 피해를 본) 작업시간은 6시간 수준으로, 2분기 실적에 미칠 영향은 6,000만 (약 809억 원) 수준으로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소식에 현재 TSMC의 주가는 전일 대비 약 1% 하락한 상태로 거래 중이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TSMC가 글로벌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이겨내고 정상적인 공급망 가동에 성공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 뉴스 1, TSMC, 대만텔레비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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