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루나, 위믹스 사태 거론하며 과세 유예 청원
I 코인 과제 기존 2022년에서 2025년으로 밀려
I 코인 법정화폐로 등록한 엘살바도르 이익 창출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상화폐로 낸 이익금을 정부가 실제 세금을 매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초 코인 과세는 2022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거듭 유예를 반복하다 다시 2025년까지 시행이 연기된 바 있다.
정치권에선 4월 총선을 앞두고 가상화폐 과세 유예를 연장하겠다는 공약이 여야당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는데 선거 이후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일 오후 2시 기준 국회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려져 있는 코인 과세 유예에 관한 청원에는 3만 2,760명의 많은 사람이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코인 과세 유예 청원은 현재 동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안건 중 가장 많은 참여율을 기록해 ‘핫한’ 청원으로 게시판 상단에 등록돼 있기도 하다.
동의 기간 만료일인 오는 4월 20일까지 참여자 수가 5만 명 이상을 기록한다면, 이번 청원은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심사가 진행된다. 상황에 따라 관련 법률안이 제정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등 법 제도가 변화한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개인이 거래하는 가상화폐 투자에 세금이 부과된다면 관련 시장이 위축될 수 있어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대표 청원자로 알려진 김 씨는 청원 취지에서 “많은 피해자를 양성한 루나 사태,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파산, 위믹스 사태 등을 거론하며 가격 폭락과 악재 연루로 투자자들이 고통받는 상황이다”라며 “가격에만 치우치지 마시고 시장 상황 개선 후 과세를 검토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투자자들은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화제가 된 논의로 뽑힌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형평성을 이유로 들며 가상화폐 과세가 유예돼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에 나섰다.
가상화폐 업계 한 관계자는 “여당과 야당의 내놓은 가상화폐 관련 정책이 내용은 조금 상이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세금 부담을 완화해 준다는 내용 주요한 내용이다”라며 “많은 투자자의 관심을 받은 만큼 세금 부담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완화하는 쪽으로 입법화하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자 지난 2021년에 9월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도입한 엘살바도르가 코인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당국은 이후 비트코인을 틈틈이 매수하며 현재까지 약 1억 2,190만 달러의 막대한 규모의 코인을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엘살바도르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달(3월) 29일 자신의 SNS X에 “비트코인 시세가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지금 매도하면 40%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하면서도 “나는 절대 비트코인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바닥을 쳤을 때 전 세계는 우리가 손해를 볼 것이라는 기사를 수백, 수천 개나 나 썼지만 결국 우리는 옳았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3월 4일 6만 8,091달러를 기록하는 등 2021년 11월 8일의 기존 최고가(6만 7,541달러)를 2년 4개월의 시간이 지나 넘어섰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연기 소식에 코인 업계는 다시 주춤하는 듯 했지만, 다시 시장이 회복에 나서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실리콘 밸리의 전설적인 벤처 투자자로 알려진 드레이퍼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도입한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알려졌다.
부켈레 대통령은 2019년 6월 엘살바도르 역사상 최연소의 나이로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임기 만료 6개월 전 휴직 등록할 경우 재선 도전이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받아내는 방식을 채택해 재선에 도전해 지난달(2월) 다시 대통령의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집권 3년 차였던 2021년 9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해 새로운 길을 개척한 대통령으로 유명하다. 100만 달러 수준의 비트코인을 엘살바도르에 기부하는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제공하는 법안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은 “가상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매우 높아 소비자 보호와 재정 건전성에 큰 위험을 야기한다”고 강력히 반대했지만, 부켈레는 자신의 뜻을 꺾지 않았다.
당시 그가 법정화폐로 지정했을 때 비트코인 가격은 4만~5만 달러의 준수한 편이었지만, 이듬해 1만 달러로 급격한 하강을 경험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부켈레 대통령을 향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으면서 다시 자신감을 얻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엘살바도르 현지에서는 비트코인으로 상점에서 식료품을 사는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되지만, 여전히 달러가 더 많이 통용된다고 전해진다. 수도 산살바도르 시내에는 비트코인 계좌에서 달러를 인출할 수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Shutterstock, AFP, Reuters, 국민청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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