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코인 ‘대면 거래 범죄’ 기승
I 경찰 역삼동에서 가해자 무리 검거
I 미국 가상화폐 창업자 25년형
[TV리포트=이효경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2024년도 들어 1억 원을 넘는 등 가상자산(가상화폐)의 인기가 나날이 상승하자 ‘대면 거래 범죄’ 사례가 빈번히 확인된다. 범죄자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코인을 판매한다며 피해자를 속여 유인한 뒤 현금 갈취 등 강도 행각을 벌인다.
3월 3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인근에서 코인을 직거래로 구매하겠다며 피해자를 속여 현금 1억 원 돈다발을 들고 도주한 20대 남성 등 일당 9명을 체포해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21일 새벽 시간 코인 거래를 위해 대면으로 만난 40대 남성 등 2명을 속이고 현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행 현장 인근에서 피의자 3명을 검거한 후 경기 안성에서 4명을 추가 검거, 부산에서 나머지 일당 2명을 붙잡았다.
이보다 앞선 13일에는 코인의 한 종류로 알려진 ‘테더코인’ 10만 개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사겠다며 피해자에 은밀하게 접근한 뒤 1억 3,400여만을 빼앗으려 한 일당 6명이 강남경찰서와 기동순찰대에 붙잡힌 바 있다. 특히 이들은 범죄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하여 현금을 가로채려 한 경우도 확인됐다.
최근 이처럼 코인 대면 거래를 악용해 강도 행각을 벌이는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장외거래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정수호 르네상스 대표변호사는 “코인 장외거래는 불법이 아닌 상황이며, 실제로도 많은 매수자들이 현재 장외에서 코인을 사거나 파는 금전적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개인 간 거래는 금융당국 및 과세당국에 포착될 위험성이 현저기 낮고, 거래량에도 제한도 없는 것을 악용해 피의자들이 코인을 장외에서 한 번에 싸게 매수하려는 피해자들을 손쉽게 속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형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대면 범죄는 코인을 악용한 투자 사기의 대표적인 수법 중 하나”라며 “잡코인을 개발해서 안정성이 높은 자산이라고 피해자들을 유인해 돈을 받아낸 뒤 코인 가격이 하락해도 전혀 책임지지 않는다거나, 코인을 발송하겠다며 고액의 현금을 수령한 뒤 잠적하는 범행 사례가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임 변호사는 “금융기록이 전혀 남지 않는 장외거래의 특성상 근거가 불분명한 돈으로 코인을 매수하려고 계획했던 피해자 중 일부는 자금 출처가 드러날 상황을 우려해 거액을 잃어도 수사기관에 피해를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예자선 경제민주주의21 금융사기감시센터 변호사도 “금융 사기 테마는 시기별로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최근 사기 범행에서 가장 단골로 활용되는 분야가 바로 가상화폐”라며 “상승장 지속으로 높아진 가상자산의 인기로 인해 사회적 경각심이 많이 낮아진 상태라는 점도 이러한 현상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금융당국의 보호를 세세하게 받기 어려운 가상화폐 시장의 문제점을 직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 금융 전문가는 “확실하지 않은 근거 없는 이유로 코인을 할인된 가격에 대량으로 매도한다는 매매자에게 충분히 의구심 및 분석할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장외거래를 꼭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매매자가 계약된 코인 물량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상황인지, 매수하려는 코인 업체의 실체가 분명하고 입증가능한 부분인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국에서도 코인 사기가 화제다.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던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실형을 받았다.
지난 3월 28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은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루이스 A. 카플란 판사가 이날 뱅크먼-프리드에 대해 징역 25년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또 법원은 110억 2,000만 달러(한화 약 14조 8,770억 원)가량의 재산도 몰수할 것을 명령했다.
카플란 판사는 “샘 뱅크먼은 미래에 매우 나쁜 사업을 할 위치에 있을 수 있는 위험성이 예측되며, 그것은 미국에서 결코 사소한 위험이 아니다”라며 “상당한 기간을 이용해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는 범위까지 그를 완전히 무력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뱅크먼-프리드에게 내려진 25년 형량은 검찰이 기존에 구형한 징역 40~50년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그에게 선고될 수 있는 법정 최고 형량은 징역 110년 형으로 분석했으며, 연방 보호관찰에서는 징역 100년형을 권고한 적도 있다. 반면 뱅크먼 측 변호사가 법원에 제안한 형량은 고작 징역 5년~6년 반 정도로 알려져 비난받았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뉴스1, S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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