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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캐시카우로 불리는 ‘이 기업’의 나홀로 적자 탈출 현황

한하율 기자 조회수  

I 롯데케미칼

I 영업손실 3332억원

I 석유화학 시황 나빠져

[TV리포트=한하율 기자] 롯데지주가 계열사 실적 부진의 여파로 배당과 상표권 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밝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2,884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기준 매출액인 3,291억 원보다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매출액이 감소한 이유를 롯데그룹의 캐시카우라고 불리는 롯데케미칼의 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의 전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332억 원을 기록해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케미칼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훈기 사장이 취임 100일 차를 갓 넘긴 가운데 경영 능력을 두고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직격탄이 시장을 덮쳤으나 올 1분기에도 석유화학 3사인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중 적자를 기록할 기업은 롯데케미칼이 유력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업황이 악화하기 시작하면서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3분기에 26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잠시 흑자로 전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흑자 전환도 잠시 4분기에 들어서 3,013억 원의 손실을 기록해 다시 적자 상태에 들어갔다.

증권 전문가는 롯데케미칼이 이번 1분기도 75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예년 대비 손실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추측했다. 중국의 춘절 이전 재고 재비축 수요가 크지 않고 물류비가 오른 데다가 현재 대부분 제품의 수익성이 작년 4분기보다 낮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수요 감소와 더불어 중국의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 증설로 인한 제품가격 하락세, 전방 수요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 때문에 당분간 실적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을 풀어나갈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의 전략에 관심이 주목된다.

이훈기 사장은 취임 당시 ‘혁신’을 강조했는데 “올해는 지금까지와 다른 혁신과 실행을 원동력으로 지속가능성의 제고와 성장을 위한 변화와 도약을 끌어낼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훈기 사장의 취임 이후 롯데케미칼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고부가·친환경소재와 수소 사업 분야, 배터리 소재 사업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롯데케미칼의 김민우 전략기획본부장 상무는 “핵심 신사업인 전기 소재 확대를 위해 음극박과 양극박 사업의 거점 확보를 꾸준히 추진 중이다. 수소 에너지 사업도 생산 거점 전략과 수요 측면의 시장개발도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준비 중이다”고 전했다.

롯데케미칼은 적자 탈출을 위해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스페셜티와 그린 소재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스페셜티 소재 매출 비중을 60%까지 높이고 2022년 기준 55%인 범용 석유화학 매출 비중을 40%로 낮춰 친환경 체제 전환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 사업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매출 3조 원을 달성하기로 했는데 생산과 운송을 포함한 저장, 활용 등의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아우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주력을 쏟는다고 밝힌 신성장 사업들의 유의미한 성과를 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이런 우려 점을 모르는 입장은 아닌 것 같다. 롯데케미칼 측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기존 생산설비 매각을 추진해 포트폴리오 재편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는 중국 내 기초 석유화학 생산 공장인 롯데케미칼자싱과 롯데케미칼삼강의 지분을 현지 협력사에 팔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을 만들어내는 중국의 허페이법인과 폴란드 판매법인(롯데케미칼폴란드), 페트(PET)와 나일론을 생산하는 계열사 케이피켐텍도 모두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조만간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대규모 생산기지인 롯데케미칼타이탄(LC)까지 청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됐다.

롯데케미칼 타이탄은 지난 2010년 말레이시아 차오그룹 등으로부터 약 1조 5,000억 원에 사들인 공장인데 최근 중국의 수요가 자급화로 진행되며 저가 제품이 확대되자 공급 과잉이 발생해 수익성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공장을 판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롯데케미칼이 국내외의 석유화학 기업과 대형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인수 후보를 물색 중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이훈기 사장은 “전혀 결정된 바 없다. 다만, 여러 가지 옵션을 두고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훈기 사장의 말처럼 LC 타이탄의 매각은 확정된 것이 없지만 다양한 전략 방안을 검토해 매각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LC 타이탄은 가동률 조절을 통해 생산량 관리에 나서고 있다.

한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1976년에 설립되어 국제적인 규모와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자랑하는 글로벌 종합 화학기업이다.

일반 사람들에게 롯데그룹은 제과와 유통업 분야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데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숨겨진 캐시카우라고 불릴 정도로 한때 막대한 매출액을 자랑했다.

롯데케미칼의 시작은 공기업인 한국 종합화학 공업의 출자로 설립된 여수 석유화학이다. 이 여수 석유화학이 일본의 제일화학공업과 합작투자 계약을 맺어 호남석유화학을 설립했는데 이를 롯데그룹과 대림산업이 공동으로 정부 지분을 인수해 민영화를 진행했다.

이후 KP 화학과 합병 후 롯데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진행된 ‘제48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훈기 사장은 기자들에게 연내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회복세를 예상하긴 어렵지만 하반기부터는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 뉴스 1, 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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