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정부 인재 유출 막기 사활
I 6급 이하 직급 2,000명 승진
I 공무원 승진 기회 확대 방안
[TV리포트=한하율 기자] 김포시 공무원 사망 사건이 벌어진 지난 5일 이후 정부가 민원 스트레스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에 대한 민원 사고가 계속되자 저연차 공무원뿐만 아닌 경력직 공무원도 이탈이 심각해지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에 공무원 조직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인재 유출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안전부의 이상민 장관과 인사혁신처의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이 긴급브리핑을 열고 저연차 공무원을 중심으로 승진 기회를 확대하는 ‘업무집중 여건 조성 방안’을 내놓았다.
우선 민생 현장 최일선에 있는 6급 이하 실무직 국가공무원 2,000여 명에 대해 직급을 올리는 방안을 선보인다. 조정 방안은 업무 특성에 따라 9급 공무원 보직을 8급으로, 8급 공무원 보직을 7급으로 상향 조정해 업무에 맞는 적정한 직급을 부여하고 상위 직급에 결원이 없더라도 7급 공무원 보직을 6급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가·지방 공무원의 근속 승진 체계도 개편할 예정이다. 기존 근속 승진의 경우 7급에서 6급으로 승진할 때 직렬별로 11년 이상 7급 재직자의 40% 규모에서 연 1회 실시했는데 이를 50%로 확대하고 승진 심사 횟수 제한을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
재난·안전 분야에 2년 이상 계속 근무한 공무원을 대상으로 누구나 승진임용 후보자가 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고 근속 승진 기간도 1년을 단축해 심사 요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더불어 6급 이하 실무직 공무원에 대한 대우공무원 선발 기간을 현행 5년에서 4년으로 1년 단축해 장기 근무자의 처우를 개선할 것으로 추측된다.
그동안 공무원 임금 인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됐는데 이에 대해 개선책도 함께 제시했다.
지난 2016년 이후 동결된 급량비(특급 외식비)를 현행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인상하고, 각종 지역 축제나 기념식 등의 행사에 차출됐을 때 제공되던 경비도 4시간 6만 원, 4시간 초과 시 상한액인 12만 원 이내에서 근무시간에 비례하는 경비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장기간 근무했으나 승진을 하지 못한 공무원에게 월 봉급액의 4.1%를 수당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행안부의 이상민 장관은 “공무원이 성실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정한 처우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이번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하며 “공무원이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김승호 처장도 “헌신하는 공무원에 대한 국가 보호를 강화할 것”이라 말하면서 “모든 공무원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공직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MZ 세대 공무원들의 유출이 심해지면서 정부 입장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현재 젊은 세대가 공직을 기피하는 분위기를 한 번에 타파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경쟁률은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 3년간의 공무원 필기시험 응시율도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1월 국가공무원 9급의 공채 원서접수 결과를 확인해 보면 선발 예정 인원 4,749명에 총 10만 3,597명이 지원해 경쟁률 21.8대 1로 추산되었다. 2020년 공무원 경쟁률 37.2대 1, 2021년 공무원 경쟁률 35.0대 1, 2022년 29.2대 1, 2023년 22.8대 1로 하락하는 추세다.
2024년 경쟁률 21.8대 1은 1992년 경쟁률 19.3대 1 이후 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2024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의 응시대상자 10만 3,597명 중 7만 8,442명만 응시했는데 추산된 응시율이 75.8%로 응시생 4명 중의 1명이 필기 시험장에 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지난해 78.5%보다 더 떨어진 수치로 확인됐다.
공직 기피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민원 공무원이 악성 민원으로부터 시달리지 않도록 확실하게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이 민원을 담당하는 공무원에 대해 관련 수당 3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승진 시 가점 부여를 권고하는 등의 우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민원 공무원을 보호하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다음 달 17개 관계 기관이 협의해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릴 예정이다. TF팀이 꾸려지기 전까지는 기존 제도를 재검토하고 위법행위 대응부터 민원 제도를 비롯한 처우개선 등 종합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악성 민원인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히 대응할 것이며 악성 민원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반 민원인의 정당한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공무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신속한 민원 응대 환경을 갖춰나가기 위한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추측된다.
현실적으로 예산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 공무원 임금에 대한 파격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이번 정부의 결정으로 인해 공무원들을 괴롭히는 악성 민원에 대해 확실한 대책 마련이 현장의 공무원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 뉴스 1, 충주시 공식 유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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