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②에 이어서…
[TV리포트=김현서 기자] KBS 30기 공채 개그맨인 김원훈은 데뷔 5년 만인 지난 2020년, 고향 같은 KBS2 ‘개그콘서트’가 폐지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를 떠올린 그는 “인생을 겪어오면서 가장 큰 풍파가 ‘개그콘서트’ 폐지였다. 그전에도 고생을 했지만 이때가 제일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방송이 폐지된 후 우울증이 조금 심하게 찾아왔었다. 한 3~4개월 은둔형 외톨이처럼 집에만 있었던 것 같다”라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개그맨들도 그랬겠지만 다들 암흑의 시기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라고 털어놨다.
우울증으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김원훈은 주위의 도움으로 암흑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다. 진세도 계속 무언가 해보자고 저를 이끌어줬다. 부모님도 마찬가지로 도움을 많이 주셨다. 당시에는 혼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라고 떠올렸다.
3년 만에 부활한 ‘개그콘서트’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그는 공영방송에서 공개 코미디가 다시 부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하며 “동료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생겨서 기쁘다. 개그맨이란 직업이 없어질 수도 있었는데, 새로운 신인 개그맨들이 나와줘서 다시 한다는 것도 너무 기쁘다. 정말 응원하는 마음이다. 축구 경기를 보듯 지켜보고 있다. (동료들이) 못 웃기면 아쉽고 그렇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개그콘서트’를 보며 웃지는 못하고 있다고. 김원훈은 “불안한 마음 때문인 것 같다. 재밌으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재미있는 코너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보고 있다”라며 “사실 너무 오랜만에 공개 코미디가 부활하지 않았나. 개그맨들도 본업을 쉬다가 복귀한 거라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예전의 명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개그콘서트’를 향한 응원을 보냈다.
그러면서도 김원훈은 “(지금의 방송은) 재미가 없다. 역량 부족이라는 생각도 든다”라며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개그콘서트’ 황금기 시절을 지금 보면 웃긴 게 되게 많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지금보다 수위가 더 높지는 않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다만, 과거에는 ‘벼락스타’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모두가 독기를 품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지금은 ‘여기서 잘 된다고 스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조금 안타까운 이야기다”라고 덧붙였다.
김원훈은 현재 매주 ‘개그콘서트’ 게스트 섭외를 받지만 고사하고 있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공개 코미디를 잘할 자신이 없다. 웃기려고 하면 내가 짜야 한다. 하지만 남이 만들어준 대본으로 잘 할 자신이 없다. 그리고 지금 ‘개그콘서트’에서 웃길 자신이 없다”라고 고백했다.
다만, 직접 코너를 짜서 올려보고 싶은 생각은 있다고. 김원훈은 “지금 유튜브에서 하고 있는 것들 중에 공개 코미디에서 심사를 받았던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숏박스’에 나오는 ‘도둑들’이라는 콘텐츠도 원래 ‘개그콘서트’에서 하고 싶었던 코너였다. 이것도 무대 코미디로 변형시켜서 하면 재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현서 기자 khs@tvreport.co.kr / 사진= 메타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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