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귀공자’ 박훈정 감독이 영화 제작 비하인드를 전했다.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신작 ‘귀공자’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박훈정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21일 개봉된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 분)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 분)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훈정 감독은 “아직 관객 반응을 찾아보지 않았다. 아마 올해 12월쯤이면 덤덤하게 반응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늘 그래왔다. 영화 개봉 한참 뒤에 마음의 평온해질 때쯤 반응을 찾아본다”고 재치 있는 발언을 내놨다.
‘귀공자’는 그의 전작들과 달리 어두운 동시에 밝고, 진지한 동시에 유쾌하다는 평을 받는다. 박훈정 감독은 “항상 코미디를 추구하는데 마음처럼 안 되더라.(웃음) 유머 코드가 일반적이지 않아서 극소수가 웃는 포인트에 반응한다. 사실 시나리오를 쓰면서도 많이 웃는데 읽는 사람은 웃기지 않다고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귀공자’는 다른 작품에 비해 많이 웃기다는 이야길 들었다. 그럼에도 아직 (코미디) 타율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태프들도 이쯤해서 안 되는 거면 그만하라고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당초 이번 작품의 제목은 ‘귀공자’가 아닌 ‘슬픈 열대’였다. 이름이 교체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박훈정 감독은 “일단 영화가 슬프지 않다”며 “편집을 거듭하면서 영화가 슬프면서 밝단 생각이 들었고, 점점 밝아지다가 ‘안 슬픈데?’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슬픈 영화는 맞다. 영화 말미엔 씁쓸함이 남는다”며 “코피노인 주인공 ‘마르코’의 입장에서 스토리를 생각해 보면 굉장히 아프고 잔인한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수위에 대해선 “항상 고민이 많다. 관객이 거부감을 갖는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다”며 “동시에 영화 속 폭력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후반작업을 하면서 잔인한 요소를 많이 덜어냈다”며 “CG팀에서는 예전에는 없던 피도 더 넣으라고 했는데 지금은 왜 달라진 거냐고 묻더라. 청소년관람불가인 영화라고 해도 수위에 대해선 늘 숙제다. 표현 방식에 대한 고민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스튜디오앤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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