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요즘 예능, 똑똑해졌다. 아무 생각없이 웃다가 어느새 눈물이 핑도는 감동 코드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여운있는 특집들이 대거 기획되고 있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90년대를 풍미했던 주주클럽의 주다인은 JTBC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에 출연해 쉬는 동안 병가와 싸우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혈액암 중에서도 희겨병 질환에 시달려 음악 활동을 지속할 수 없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샀다.
모두가 기억하는 명곡 ‘센티멘탈’, ‘열여섯/스물’. ‘나는 나’를 부르며 “무대에서 정말 노래가 하고 싶었다”며 만족하는 그녀의 모습에 모두가 눈시울을 붉혔다.
최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의 ‘나쁜 기억 지우개’ 특집 역시 큰 호평을 받았다. 이날 멤버들은 혜민 스님, ‘미생’ 윤태호 작가, 조정민 목사, 정신상담 전문의 김현정 김병후로부터 상담을 받았다. 멘토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웹툰 ‘미생’으로 직장인의 고충을 포용한 윤태호 작가도 따듯했다. 그는 “직장인들이 힘든 이유는 멋진 크루즈 여행을 못 가서가 아니라 일상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며 “행복해지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데 오히려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일상의 회복이 중요하다. 꿈이 꼭 직장일 필요는 없다. 꿈을 직장으로 가지지 못했다고 실패한 것은 아니다. 성공이 목표가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멤버들도 힐링 전도사로 나섰다. 이날 멤버들은 시민들의 다양한 고민을 들어줬고, 이들의 나쁜 기억을 지우개로 지우게 했다.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는 효과가 있었다. 고민에 빠진 이들이 비단 나만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충분히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은 안중근 의사를 다뤄 감동을 자아냈다. 멤버들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으로 가길 결심한 순간부터 하얼빈 역에서 거사를 실행하기까지의 발걸음을 그대로 따라 걸으며 그를 가슴 깊이 새겼다.
멤버들은 개발 지역 근처에 방치돼 있는 뤼순 감옥 비석을 보고 끝내 눈물을 흘렸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은 물론이고 종교적 신념까지 저버렸던 안중근 의사의 유언은 끝내 지켜지지 못한 것이다. 안중근 의사는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옆에 묻어 두었다가 나라를 되찾거든 고국으로 옮겨다오”란 유언을 남겼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해조차 수습되지 못한 상태.
이날 특집은 큰 호평을 받았다. 유호진 PD는 TV리포트에 “이런 내용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며 “웃음을 담보로 하지 않는 내용을 다뤄도 되는지 부분이 만들기에 따라서는 하얼빈 특집처럼 시청률도 평소를 유지하면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JTBC, MBC, KBS(아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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