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존재 자체가 연기를 하고 있었다. 주름마저 연기의 일부로 보일 정도. 배우 전도연이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안방을 장악했다. 오랜 공백으로 브라운관에 빨리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일뿐이었다.
지난 8일 방송된 tvN 새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 1회에서는 변호사 생활을 포기하고 평범한 주부로 살던 혜경(전도연)이 다시 법조인으로 복귀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혜경의 남편 태준(유지태)은 유명한 검사. 그는 스캔들로 나락에 떨어졌고, 가정은 파탄 났다. 남편에게 신뢰를 잃은 혜경은 독립을 준비했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전도연의 연기는 눈빛부터 말투까지 모든 것이 이미 혜경이었다. 혜경은 남편에게 사소한 것 조차 의지했던 평범한 주부. 15년의 결혼 생활 동안 그녀의 이름으로 되어있는 건 휴대폰 하나뿐이었다. 전도연은 남편과 자식에서 벗어나 묻어 둔 자신의 재능을 펼치려는 혜경의 긴장과 미세한 떨림, 설렘 등을 디테일하게 표현해냈다. 첫 회부터 이미 캐릭터 그 자체였다.
상사인 서명희(김서형)와 독대하는 신은 특히 인상적이다. 매우 긴장했지만, 그 긴장을 애써 감추려는 혜경의 ‘어색함’을 연기하는 전도연의 연기는 진짜 리얼이 무엇인지, 대본에 쓰인 캐릭터가 배우라는 옷을 입었을 때 어떻게 새롭게 탄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미 캐릭터의 뼛속까지 침투한 전도연이다.
첫 방송은 모든 것이 전도연에 의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능수능란하게 캐릭터를 표현하는 그녀에게서 빈틈은 없어 보였다. 지나치게 힘을 주지도, 빼지도 않은 연기가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유지태, 윤계상도 기대감을 선사했다. 이들의 관계가 감정적으로 어떻게 얽힐지 멜로 라인에 대한 호기심 또한 증폭된 첫 회였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tvN ‘굿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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