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한국 넷플릭스 1위를 ‘재벌집 막내아들’이 차지한 가운데, 나라 밖에서는 넷플릭스 ‘웬즈데이’가 난리다.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89개국에 서비스되고 있는 ‘웬즈데이’는 지난 11월 23일 론칭 이래 전 세계 1억 5천만 구독자가 시청하며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이끌고 있다. 공개 일주일 만에 83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 주 누적 시청 10억 시간을 돌파했다.
‘웬즈데이’의 주인공도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타이틀롤을 맡은 제나 오르테가는 최근 발표된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작품은 코미디 뮤지컬 부문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총 8부작의 ‘웬즈데이’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미국의 시리즈물 ‘아담스 패밀리’의 등장인물인 아담스 가의 장녀 웬즈데이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격 시리즈다. 1960년대, 그리고 1990년대 드라마화돼 세계적으로 사랑 받은 ‘아담스 패밀리’가 21세기형 아담스 패밀리인 ‘웬즈데이’로 재탄생한 것.
‘웬즈데이’는 과거 시리즈를 기억하는 시청자에게는 추억을 선사하고, ‘아담스 패밀리’의 존재를 모르던 젊은 세대에게는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몽환적이면서도 기이한 스타일의 연출과 미장센으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팀 버튼의 제작 참여도 인기에 한몫 했다. 그는 1회와 4회 연출을 맡아 시리즈 감독에 도전,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관객 점수 88%를 기록하며 ‘시리즈도 잘 만드는 감독’임을 입증했다.
‘웬즈데이’의 성공을 이끈 건 단연 MZ들이다. 특히 ‘웬즈데이’가 4회에서 블랙 드레스를 입고 학교 무도회에 참석해 더 크램프스의 ‘Goo Goo Muck’에 맞춰 표정 없는 얼굴로 엉뚱하고 기이한 동작의 춤을 매우 격렬하게 추는 장면은 숏폼 플랫폼인 틱톡에서 레이디 가가의 ‘블러드 메리’를 입힌 버전으로 확산되며 화제가 됐다. 제나 오르테가가 직접 짠 이 안무를 따라한 영상이 틱톡 댄스 챌린지로도 쏟아지고 있다.
거침없이 독설을 내뱉고, 의외로 편견이 없으며, 남의 시선에 아랑곳 않고, 힘 없는 친구를 위기에서 구하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만의 정의를 구현하는 웬즈데이. 청소년은 물론 오래 전 억지로 잠재웠던 어른들의 ‘중2병’마저 돋우는 마성의 매력을 가졌다. 동생을 괴롭히는 아이들을 혼내주려 수영장에 피라냐를 푸는 잔혹하지만 멋진 누나 웬즈데이 열풍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넷플릭스, ‘아담스 패밀리’ 스틸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