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중국의 한류 콘텐츠 불법 시청, 도용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2017년 K-콘텐츠 유입을 막는 ‘한한령’이 시작된 이후에는 합법적 루트로 한류를 즐길 방법마저 없어져 ‘훔쳐보기’는 더욱 기승을 부렸다.
한국에서 화제가 된 드라마나 예능은 여전히 ‘도용’ ‘몰래보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연히 최고의 화제작 ‘재벌집 막내아들’과 ‘더 글로리’도 이를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종영한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은 중국 대형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이치이에서 불법 유통됐다. 말 그대로 중국 시청자들이 합법적 경로가 아닌 불법으로 콘텐츠를 즐긴 것. 제작사는 이 영상이 정식 영상이 아닌 개인이 편집해 업로드한 불법 영상이라며 “현재 삭제 처리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류 스타인 송혜교의 컴백작인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의 경우 넷플릭스가 중국에서 서비스되지 않고 있음에도 중국 온라인에서 감상평, 평점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의 콘텐츠 평점 사이트인 더우반에서 ‘더 글로리’의 평점이 8.8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는 뉴스는 중국 유명 연예 매체인 시나연예 등에서 비중있게 다뤄지기도 했다. 리뷰를 남긴 중국 누리꾼만 6만 명이 넘는다. 6만 명 넘는 사람들이 중국에서 정상적인 경로로는 접할 수 없는 ‘더 글로리’를 ‘어둠의 경로’로 접했다는 의미다.
실제 ‘더 글로리’나 ‘재벌집 막내아들’ 같은 한국 인기 드라마를 중국 현지 SNS인 웨이보나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서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조금만 더 검색하면 전편을 불법 스트리밍되는 페이지로도 쉽게 연결이 가능하다. TV리포트에서 한 중국 스트리밍 사이트의 정식 서비스 여부를 묻자 제작사 측은 “중국에서는 (드라마를 볼) 공식 루트가 없다”고 재차 밝혔다.
돈 안 내고 전편을 훔쳐보는 것도 모자라 댓글로 평가하고 별점까지 매기며, 중간 광고까지 넣는다. 창작자 입장에서 허탈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도둑질’ 루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젊은 층 가운데는 당국의 단속을 피해 아이피 우회가 가능한 VPN 서비스를 이용해 해외 플랫폼에 접속, 자유롭게 해외 콘텐츠를 감상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 물론 이 역시 중국에서 정식으로 수입한 콘텐츠를 보는 건 아니며, 중국에서 원칙척으로 VPN 사용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니 떳떳한 루트는 아니다.
우리 콘텐츠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은 늘 반갑다. 하지만 여기에 늘 따라붙는 중국의 ‘불법 시청’ 이슈는 씁쓸함을 남긴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kan.c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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