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이번엔 ‘마약왕’이다. 최근 몇년간 쉼없는 다작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송강호가 내년에도 지치지 않는 열일 모드를 펼친다.
송강호는 최근 우민호 감독의 ‘마약왕’을 차기작으로 확정했다. ‘마약왕’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중국과 일본에 마약을 팔아 번 돈으로 조선 독립운동 자금을 댄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해 ‘내부자들’로 한국사회의 민낯을 가감없이 드러낸 우민호 감독의 신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작품 역시 사회의 부조리와 치부를 낱낱이 담아낼 전망.
송강호의 최근 몇년간 근현대사의 아우르는 작품들로 필모그래피를 촘촘히 채워나가고 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천만영화 ‘변호인'(양우석 감독),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가담하는 일본 경찰을 연기한 ‘밀정'(김지운 감독)이 그 예다.
개봉을 앞둔 작품의 면면들을 살펴봐도 마찬가지. 내년 초 개봉을 앞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는 1980년 5.18 광주의 참상을 영상에 담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와 그를 도운 택시 운전사의 실화를 그린다. 송강호는 택시 운전기사를 맡았다.
프리 프로덕션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 잠시 제작이 미뤄진 ‘제5열'(원신연 감독)은 군 비리를 다룬 영화다. 송강호는 전역을 보름 앞두고 맡은 마지막 사건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국방부 조사관 강종덕 준위를 연기한다.
이와 같은 송강호의 작품 선택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한숨 절로 나오는 시국 때문. 송강호는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청와대가 만들어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이 리스트에는 영화감독, 배우, 작가 등 다양한 문화계 인사들이 등재됐는데, 송강호는 ‘변호인’에 출연하고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참여한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블랙리스트든, 사회성 짙은 작품이든. 필모그래피를 둘러싼 여러 함의를 차치하더라도 송강호가 선택한 작품은 늘 믿고 본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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