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각선미는 물론 가슴볼륨도 과감하게 노출한다. 농염한 눈빛에 예사롭지 않은 몸놀림으로 어필한다. 이른 바 섹시 걸그룹. 흰 원피스를 입고 해맑게 웃는다. 속삭이듯 노래하고, 사뿐사뿐 안무를 뛴다. 이른 바 청순 걸그룹. 섹시한 것 같기도, 청순한 것 같기도, 그러다 둘 다 아닌 것 같다. 아예 장르를 ‘마마무’로 개척한 그룹 마마무다.
S.E.S.와 핑클이 청순 걸그룹의 시대를 열었다. 그 후로 끊이지 않고 계보는 이어지고 있다. 청순만 장르로 굳혀진 건 아니다. 베이비복스가 섹시로, 디바가 걸크러시로 차별화를 시작했다. 저마다 다른 색깔을 내며 걸그룹 시장을 확장시켰다.
지난 6월 컴백한 걸그룹 네 팀이 제 지분을 챙기며 색깔을 굳혔다. 에이핑크는 이번에도 청순 코드를 택했고, 나인뮤지스는 섹시미를 어필했으며, 블랙핑크는 걸크러시로 제 영역을 또 한 번 쌓았다.
그 가운데 마마무는 청순, 섹시, 걸크러시 하나의 색으로 구분지으려 하지 않았다. 앨범 타이틀 역시 ‘퍼플(purple)’이다. 레드와 블루의 색을 모두 소화하며, 동시에 퍼플의 오묘한 조화까지 택하겠다는 전략.
실제로 마마무는 2014년 데뷔 후 익숙한 콘셉트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았다. 신인그룹이라면, 익히 선배들의 길을 따라가며 보다 쉽게 이름을 알리려 한다. 하지만 마마무는 음악성을 일단 내세웠고, 비주얼 측면에서 다양성을 추구했다. 청순한 미모를 지닌 멤버가 있는가 하면, 무대 위 강렬함을 뿜어내는 멤버가 있었고, 걸크러시를 유발하는 요소도 가졌다.
그야말로 마마무는 그 어떤 전형에도 기대지 않았다. 단순하게 나눠지지 않는 게 마마무의 색깔이라 할 수 있겠다. 그건 곧 마마무가 가진 정체성이었다. 유쾌한데, 건강하고, 그러면서도 음악으로도 뒤지지 않으려 했다.
지난 6월 발매한 앨범 ‘퍼플’과 타이틀곡 ‘나로 말할 것 같으면’과 선공개곡 ‘아재개그’는 여느 결그룹이 하지 않는 소스들이다. 이른 바 ‘마마무 장르’. 지난해 ‘데칼코마니’로 섹시를 부각시켰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 본연의 마마무로 돌아왔다. 아마 무게 중심을 잃었던 이전 행보에 자성의 목소리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걸그룹은 많다. 지금도 많지만, 앞으로 나올 그룹은 더 많다. 이런 가요 시장 안에서 마마무의 전략은 탁월했고, 이번에도 그 선택의 성공이었다는 걸 또 한 번 입증했다. 대중이 좋아하는 건 ‘장르 마마무’라는 걸.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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