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블랙’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무수한 떡밥이 회수됐고, 해피엔딩이었지만 아쉬운 목소리가 컸다.
지난 10일 OCN 오리지널 드라마 ‘블랙’(최란 극본, 김홍선 고재현 연출)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블랙’은 죽음을 지키는 저승사자 블랙(송승헌)과 죽음을 볼 수 있는 여자 인간 강하람(고아라)이 천계의 룰을 어기고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생사예측 미스터리였다.
쉽지 않은 소재였지만 ‘블랙’은 초반부터 강렬했다. 코믹 요소도 놓치지 않았다. 이러한 흥미로운 전개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송승헌 김동준 이엘 조재윤 김원해 정석용 등의 열연도 빛나면서 시너지 효과까지 생겼다. 특히 송승헌은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인생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까지 얻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세월호 사건을 연상케 하는 에피소드까지 나오며 의미를 더했다. 무진타임마트 붕괴 사건과 피해자 저승사자 416(이규복) 등이 대표적. 이는 마지막 회에서도 “블랙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었던 잊혀 지지 않을 사건사고의 많은 희생자 분들과 유가족 여러분께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분명 중반까지는 명작의 향기를 풍겼다. 예상치 못한 반전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한 번 보면 빠질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 호기심을 자극하는 떡밥도 빼놓을 수 없다. 모든 사건과 캐릭터가 묘하게 연관된 상황도 홍미진진 했다.
당초 16부작으로 알려졌던 ‘블랙’은 2부가 연장되면서 18부작이 됐다. 하지만 너무 많은 떡밥 때문일까. 이를 모두 회수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보였다. 후반부에서는 과거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
고군분투했던 블랙은 강하람을 위해 자신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덮은 채 천계의 최고형 무(無)의 형벌을 받았다. 더이상 블랙을 기억하는 이가 없게 된 것. 하지만 블랙과 강하람은 죽은 후에 재회했다. 행복한 표정으로 나란히 걸었다. 이는 해피엔딩이었지만 억지스러웠다. 어떻게든 해피엔딩을 만들려는 결말이 가장 아쉬웠다.
그럼에도 ‘블랙’이 남긴 여운은 크다. 박수 받을 만한 소재에 의미까지 더했으니 당연할 터. 다만, 2회 연장까지 하면서 반쪽짜리 해피엔딩을 낸 것이 최선이었는지 묻고 싶다. 용두사미로 기억될 작품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OCN ‘블랙’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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