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한순간에 어장남이 됐다. 마음껏 썸을 타라고 해서, 썸을 탔는데 욕을 왕창 먹고 있다. 그나마 4명 중 2명을 두고 고민했건만. 만약 4명의 마음을 두고 저울질 했다면, 비난의 수위는 어후 상상도 할 수 없겠네.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2’는 어마어마한 반응을 얻으며 지난 15일 종영했다. 제작진은 벌써 시즌3에 대한 준비를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여기저기서 론칭되는 연애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자들을 뺏기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할 테니. 시즌3는 제2의 김현우를 선점하는 게 관건이겠다.
아니 구체적으로 짚어보자면, ‘김현우’가 아닌 ‘김현우 중심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출연부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던 김현우 캐릭터는 임현주, 오영주와 엮이며 열혈 시청자수를 급속도로 키웠다.
‘하트시그널2’에서 김현우는 전체적으로 남성스러운 분위기를 지녔지만, 그 안에는 섬세한 감성이 곳곳에 녹아있었다. 임현주, 오영주, 송다은이 동시에 매료될 만큼 김현우의 매력은 뜨거웠다. 그러나 김현우가 실제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안에 있는 그를 일방적으로 감상했을 뿐이니까.
이를 확장시켜보면 김현우의 모습은 ‘하트시그널2’ 제작진에 의해 만들어졌다. 임현주와 오영주 사이에서 흔들리던 모습은 어디까지나 편집을 거친 후다. 어쩌면 김현우는 임현주에게 확신을 갖고, 직진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앞서 오영주가 김현우의 마음을 받으면서도 답답한 기색을 보여 시청자들의 원망을 받았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정작 방송에는 오영주가 왜 그렇게 불안할 수 밖에 없는지, 미쳐 다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욕을 먹었다. 오영주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즌2가 끝나고 나서 생겨났다.
그렇다면 ‘하트시그널’은 왜 이런 과정과 결과를 내놓은 걸까. 제작진은 시작부터 명료했다. 기획의도 자체가 ‘러브라인 추리게임’이다. 그저 김현우가 임현주와 썸을 타고, 오영주와 데이트를 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보는 이들 모두가 헷갈리게 하는게 목적이었다. 그러나 상당수 시청자들은 너무 단순하게 봤다. 그러니 방송내내 오영주를 질타하고, 최종선택 후 김현우에게 악플공격을 퍼붓는 거겠지.
‘하트시그널’은 리얼이지만, 온전히 현실만 담을 수 없다. TV프로그램 본질상 그렇다. 기획, 콘셉트, 스토리, 편집, 심지어 PPL에 따라 흐름은 달라진다. 시즌1에서 최종 커플로 매칭된 장천과 배윤경은 현재 사귀지 않는다. 장천은 되레 티아라 출신 큐리와 연거푸 열애설이 불거졌다.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상태로.
김현우와 임현주가 마음을 주고 받았다고 해도, 그건 ‘하트시그널2’ 안에서다. 제작진이 구성한 틀 안에서 이뤄진 커플이다. 현실에선 알 수 없고, 또 알아야 필요도 없다. 다만 김현우가 운영하는 일식당이 특수를 누리고, 임현주가 의류사업을 진행한다는 시그널은 분명 남았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채널A ‘하트시그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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