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더 팬’으로 증명한 음악성, 몽환적 음색, 젠지(GenZ) 다운 거침없는 발언, 그야말로 독보적인 포지셔닝이다. 비비를 향한 팬들의 관심과 환호가 점점 뜨거워지고 그의 얼굴은 이곳저곳에서 더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비비는 바쁘다. 소위 ‘잘 나가는’ 연예인이라서다. ‘비누’ ‘사장님 도박은 재미로 하셔야 합니다’ ‘쉬가릿’ ‘사랑의 묘약’ 등 발표하는 노래마다 힙한 요즘 세대에게 먹혔고, 최근 ‘마녀사냥 2022’에서는 선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멘트로 요즘 세대의 공감을 얻어내며 매력을 어필 중이다.
하지만 너무 쉼 없이 달리기만 한 탓일까? 결국 터져버렸다.
지난 여름, 비비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중 눈물을 쏟으며 오열했다. 7월 21일 라이브를 켠 비비는 팬들과 소통하던 중 갑자기 감정을 터뜨렸다. 오랫동완 참아왔던 듯, 울면서 그가 한 말은 충격적이었다.
“맘껏 먹고 낮잠도 자고 휴식을 취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요. 나에게는 선택지가 없어요. 부양해야 할 가족도 많아서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 돼요.”
비비는 자신이 매우 힘들게 일하고 있으며, 세수도 마음대로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차라리 가수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꺼내 우려를 낳았다. 팬들은 국내외 스케줄을 소화하며 번아웃 증후군이 온 것이 아니냐며 걱정했다.
화살은 비비의 소속사로 향했다. 그를 쉬지 못하게 하는 주체가 회사일 것이라는 추측이 쏟아졌고,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비비는 “갑자기 걱정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세상을 놀라게 할만한 앨범을 작업하고 동시에 좋은 콘텐츠도 준비하면서 번아웃 비슷한 게 온 것 같다”고 입장을 전한 뒤, “소속사 식구들에게 항상 고맙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필굿뮤직 수장인 타이거JK도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 “비비가 아주 잘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다. 우리(회사)가 소속 아티스트들을 굶기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혀 수습에 나섰다.
어쨌든 비비는 ‘눈물 사태’이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무대, 예능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대세 행보를 이어갔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2’를 통해 2년 만에 배우로도 복귀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 지 몇 주 만인 20일 비비의 ‘스위트홈2’ 하차 소식이 들려왔다. 이미 첫 촬영을 진행했는데 돌연 그가 하차하고 그 자리를 다른 배우가 대신한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에 넷플릭스 측은 “비비의 ‘스위트홈’ 시즌2 출연을 확정하고 준비 중이었으나, 촬영 일정을 비롯한 시기적인 문제로 부득이하게 출연을 취소하게 되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성공한 프랜차이즈의 새 시즌에 합류하는 데는 배우의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했을텐데 ‘시기적인 문제’로 출연이 취소된다는 것은 분명 석연찮고, ‘괜찮지 않아’ 보인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잘 될 때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건 맞는 말이지만 사공이 지쳐 쓰러지면 결국 배는 표류하거나 침몰한다. 무대에서 누구보다 당당하고 매력적인 비비. 드라마 하차는 롱런을 위해 가속을 잠시 멈추고 본진인 음악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길 바란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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