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머리 위로 뻥 뚫린 하늘이 있었다. 그 아래 노란 봉 수만 개가 오직 주인공을 기다렸다. 단독 콘서트 이상의 야외 페스티벌이 준비됐다. 약속했던 시간이 됐고, 그토록 기다린 다섯 명이 무대에 올랐다. 100곡 넘는 노래를 발표하고, 한국을 기반으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현재 진행형의 역사를 만들고 있는 그들, 빅뱅(BIG BANG)이다.
빅뱅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 ‘BIGBANG10 THE CONCERT :0.TO.10’를 개최했다. 2006년 8월 19일 데뷔한 빅뱅은 정확히 10년을 채웠다. 국내 팬들을 시작으로 K팝을 이끄는 리더로 올라선 빅뱅은 자축하는 파티를 기획했다.
빅뱅은 단일 유료공연으로는 최다 객석 6만 5천 석(소속사 집계)에 팬들을 초대했다. 축구 경기장 특성상 공연장은 압도적 규모였다. 1층 스탠딩, 2층과 3층 객석에는 빅뱅 팬들로 넘쳤다.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이 거대 인원은 현장에는 인터넷 사용까지 마비시킬 정도였다.
이날 빅뱅은 3시간의 러닝타임에 30여 곡으로 레퍼토리를 짰다. 10년 활동으로 발표곡이 많은 터라 빅뱅은 다같이 부를 수 있는 히트곡과 현장 무대에 어울릴 곡들을 택했다. 오후 7시가 넘자 다섯 멤버가 3단 피라미드 리프트 위로 등장하며 콘서트가 시작됐다.
◆ 미친 듯이 달리는 빅뱅
빅뱅은 오프닝곡으로 ‘천국’을 부르며 “미친 듯이 달려봅시다”는 외침으로 관객들을 흥분케 했다. 빅뱅은 국내 최대 규모에 부합할 수 있는 무대 장치를 구성했다. 떨어진 관객들과 보다 가까이서 만나고자 이동무대를 활용했다. 메인무대와 중앙무대를 오가며 만족도를 채웠다. 빅뱅은 ‘WE LIKE 2 PARTY(위 라이크 투 파티)’ ‘HANDS UP(핸즈 업)’로 한껏 달린 후 한국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지드래곤은 “10년째 빅뱅 리더 맡고 있는 지드래곤이다. 오늘끝까지 재밌게 놀자”, 승리는 “빅뱅의 영원한 귀염둥이 막내 승리입니다. 오늘 미친 듯이 즐겨보자”, 탑은 “빅뱅의 탑이다. 오늘 굉장히 화려한 밤이 되겠다. 여러분의 불빛이 저희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대성은 “여러분의 누룽지 청국장, 구수하고 진한 남자 대성이다. 더운 날씨 이열치열로 더 뜨겁게 즐기자”, 태양은 “여러분을 사랑하는 태양이다. 오늘 즐겨보자”고 본격적으로 무대를 달궜다.
활동 내내 빅뱅은 완전체를 토대로 멤버 전원 솔로 및 유닛 활동을 병행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지드래곤이 있었다. 빅뱅이 준비한 솔로파트에서 지드래곤의 영향력을 여실히 드러났다. 승리는 디제잉 무대로 분위기를 띄운 후 ‘LET’S TALK ABOUT LOVE(레츠 토크 어바웃 러브)’ ‘STRONG BABY(스트롱 베이비)’, 대성은 ‘날개’ ‘날봐귀순’로 흥을 돋웠다. 지드래곤이 참여한 곡들이었다. 승리와 대성은 다시 지드래곤의 솔로곡 ‘삐딱하게’로 합을 맞췄다.
이어진 무대는 지드래곤이 직접 나섰다. ‘HEART BREAKER(하트 브레이커)’ ‘CRAYON(크레용)’으로 강렬하게 쏟아낸 지드래곤은 쉼 없이 유닛무대를 맡았다. 탑과 결성했던 유닛그룹 GD&T.O.P으로 ‘HIGH HIGH(하이하이)’를, 태양과 호흡을 맞췄던 GD&태양의 유닛곡 ‘GOOD BOY(굿보이)’로 저마다 다른 분위기를 펼쳐냈다. 그 뒤는 탑이 ‘아무렇지 않은 척’ ‘DOOM DADA(둠다다)’와 태양이 ‘눈,코,입’ ‘나만 바라봐’ ‘RINGA RINGA(링가링가)’로 제 색깔을 뿜어냈다.
◆ 10년을 뛰어 넘은 빅뱅
이번 공연은 기획 단계부터 주목 받았다. 단일 가수로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채운다는 계획은 이례적이었다. 자칫 관객 동원이 되지 않을까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해외 팬들까지 티켓 구매에 동참했다. 당초 예상했던 6만 관객을 훌쩍 넘겼고, 결국 5천 장의 티켓을 시야방해석으로 추가 판매했다.
빅뱅 역시 이 부분에 걱정했던 바를 털어놨다. 지드래곤은 “10주년 맞이해서 공연으로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 사실 공연 횟수를 두고 고민했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이틀 공연할 걸 그랬나 보다”면서 “저희가 계속해서 외국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한국에서 인기가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다. 그런데 오늘 보니까 인기가 많다”고 반색했다.
다시 완전체로 등장한 빅뱅은 본격적으로 빅뱅 메들리를 재생시켰다. ‘IF YOU’ ‘하루하루’로 잔잔한 분위기를 잡은 빅뱅은 다시 ‘BANG BANG BANG(뱅뱅뱅)’ ‘FANTASTIC BABY(판타스틱 베이비)’ ‘맨정신’ ‘마지막인사’ ‘붉은 노을’ ‘거짓말’ ‘ALWAYS(올웨이즈)’ ‘BAE BAE(베베)’로 폭주했다. 관객의 떼창은 빅뱅에게 힘을 보탰다.
빅뱅은 데뷔 후 한정적인 팬덤을 뛰어 넘어 대중성을 업은 그룹이다. 2006년 분명 태생은 아이돌 그룹이었다. 하지만 빅뱅은 무섭게 질주했다. 매년, 매 앨범마다 성큼성큼 성장했다. 어느 순간 다섯 멤버 전원이 제 몫을 해내는 대체불가, 비교불가 빅뱅이 됐다. 음악, 연기, 예능, 사업까지 전천후로 영역을 확장시켰다. 2016년 아이돌의 롤모델로 올라선 빅뱅은 10년이 더 흐른 2026년에는 어떤 역사를 써낼지 궁금하게 만든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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