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나연 기자] 일본 집권 자민당 차기 총리에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선출됐다.
오늘(27일) 오후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개최한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은 결선 투표에서 215표를 얻어 194표에 그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을 21표 차로 누르고 28대 총재로 결정됐다.
이시바 시게루는 ‘아베파’로 대변되는 자민당 우익 성향 의원들과는 달리 한일 역사 문제에 비교적 온건한 목소리를 내는 ‘비둘기파’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21년 한 인터뷰에서 이시바 시게루는 “한국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죄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왜 일한 관계가 잘 돌아가지 않는지, 한국 국민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다시 똑같은 것을 반복하게 된다”라며 “일본인은 한국 역사를 깊이 공부하고, 한국인들의 사고 근간에 무엇이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일본은 과거 대한제국 궁전이 있는 곳에 조선총독부를 설치해 한국 국민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독립 국가였던 대한제국을 합병해 국가를 빼앗았다”라고 한국을 이해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이런 말을 하면 일본 국내에서 강한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진심으로 일한이 양호한 관계가 되는 게 지역 평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용기 있게 말한다. 용기 있는 사람이 일본에도, 한국에도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라고 전한 바 있다.
이에 총리 취임 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등 한일 간 새로운 갈등 거리를 만들지는 않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새로 출범하는 일본 내각과 긴밀하게 소통하겠다”며 “한·일 양국은 자유,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이다. 우리 정부는 양국이 전향적인 자세로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한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당선에 대해 국내 네티즌들은 “일본에 저런 목소리를 낸 정치인도 있구나”, “이시바 시게루가 당선돼서 다행이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었으면 좋겠다”, “우리 정부가 어떤 입장을 보이는 가가 중요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인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게 돼 이시바 시게루는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기시다 총리에 이어 신임 총리로 지명될 예정이다.
강나연 기자 kny@tvreport.co.kr / 사진= ブックマン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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