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홍콩 비트코인 현물 ETF
I 금융당국 승인 가까워져
I 유입 자산 규모 폭발 전망
[TV리포트=한하율 기자] 비트코인이 반감기를 앞두고 시장에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는 가운데 비트코인의 승부처는 홍콩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부동산과 주식시장 불황으로 표류 중인 ‘중국 자본’이 홍콩 ETF를 통해 비트코인으로 대거 유입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비트코인은 9일 오전 12시 기준 7만 1,481달러에 거래 중이다.
최근 비트코인이 한 달간 1억 원 돌파 이후 하락 전환하는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를 상승 추세로 반전하기 위한 뒷심이 부족한 것으로 추측된다.
업계에서는 오는 2분기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홍콩 비트코인 현물 ETF’가 비트코인 상승을 위한 뒷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의 전통적인 호재로 꼽히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와 반감기보다 큰 매수세를 유입시킬 것이란 전망에서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30일 포브스에 따르면 가상자산 뉴스레터 ‘Crypto is Macro Now’의 기고가 노엘 애치슨이 “홍콩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가까워지고 있다. 아시아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량은 미국 시장을 뛰어넘는다”고 전하며 “만약 중국 투자자 중 극소수라도 비트코인에 합법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사실이 보도됐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듯 홍콩 현지에서 이미 이런 현상이 목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홍콩에서 진행된 ‘웹3 페스티벌 2024’에 다녀온 백훈종 샌드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홍콩에서 느껴지는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미국을 뛰어넘은 것 같다”고 밝히며 “이미 홍콩 현지에는 개인들이 신분증 없이 가상자산을 살 수 있는 OTC(장외거래) 환전소가 즐비한 상황이다. 환전소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은 중국인들”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내에서 원칙적으로 가상자산 거래가 불법이기 때문에 현금을 가지고 홍콩으로 넘어와 중국인들이 매수하는 상황을 분석한 결과로 해석된다. 백훈종 COO는 “이미 중국 자산가들은 가치가 떨어진 주식과 부동산을 팔고 비트코인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장 상황과 더불어 홍콩 비트코인 현물 ETF까지 허용된다면 유입 자산 규모가 폭발할 것이란 예측이다
백종훈 COO는 “이런 상황에서 홍콩 ETF가 승인돼 거래를 시작하면 미국 ETF보다 더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 전망하며 “중국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이라 중국 정부도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도 비트코인을 많이 들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은 미국과 달리 비트코인 현물 ETF의 현물 상환 허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는 현금 상환만 강제하고 있는 것에 반해 좀 더 유연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6일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X(구 트위터)를 통해 “홍콩이 올해 2분기 중으로 현금과 현물 상환 모두를 허용하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며 “만약 예상이 적중한다면 홍콩 ETF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릭 발추나스에 의하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이미 지난해부터 운용사들의 신청과 별개로 비트코인 현물 ETF 지원을 준비하는 등 전향적 태도를 보여왔으며 지난해 성명을 통해서는 “가상자산 현물 ETF에 대한 승인 신청을 받을 준비가 됐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열린 홍콩 웹3 페스티벌 2024에서 홍콩 의원 및 당국 관계자들도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와 토큰화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6일 홍콩 입법회 던컨 치우 의원은 홍콩 웹3 페스티벌 2024 기조연설에서 “홍콩에서 곧 비트코인 현물 ETF가 거래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홍콩 재경사 및 재무국 천라오롄 부국장도 “홍콩 ETF가 토큰으로 거래되길 희망한다”며 “홍콩은 웹3와 융합해 자본시장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하며 긍정적 견해를 보였다.
현재 홍콩 자산운용사들인 SFC에 현물 ETF 신청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홍콩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이른 시일 내에 이루어질 것으로 추측된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28일 VSFG 투자·제품 책임자 브라이언 찬은 암호화폐 매체 더 블록과의 인터뷰에서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비트코인 현물 ETF는 5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 SFC와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ETF를 두고 여당과 야당의 공약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제도권 편입에 대해 서로의 입장이 다름을 시사한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비트코인 ETF 허용을 총선 공약에 포함했다.
반면에 국민의 힘은 현재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가상자산에 대한 기본 규정이 법제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비트코인 ETF 승인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미국이 비트코인을 승인할 당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비트코인 ETF 승인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이창용 총재는 “비트코인은 확실히 하나의 투자재로 자리 잡은 것 같고, 비트코인이 처음 도입될 때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화폐의 대체재가 될 것이냐는 논의가 있었는데 이제 그 논의는 마무리가 된 듯하다”고 밝히면서도 “비트코인이 바람직한 투자자산이냐고 하면 변동성과 내재가치 등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해보게 된다”고 말하며 ETF 승인에 대한 고민 중임을 드러냈다.
국민의 힘이 ETF 승인을 공약에 걸지 않은 이유로는 이창용 총재의 의견과 비슷하게 비트코인 현물 ETF가 자본시장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법제화된 자본시장법 제4조 제10항에 따르면 ‘기초자산’이 될 수 있는 것으로 금융투자 상품, 통화, 일반상품, 신용위험 등을 예로 들고 있는데,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측된다.
국민의 힘은 현물 ETF 승인을 공약에 포함하지 않는 대신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 시행을 내년에 이루어질 가상자산에 대한 법제화가 완료될 때까지 연기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양당은 ETF 승인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가상자산 법제화에 대해서는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 이는 청년층의 관심이 높은 가상자산의 규제를 완화해 청년층의 마음을 잡으려는 방책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블룸버그, 뉴스 1, 블록체인어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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