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북한 정찰위성 2호기 준비
I “4월 말까지 가능성 열어놔”
I 러시아의 기술적 조언 받아
[TV리포트=한하율 기자] 8일 우리 군이 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하면서 북한의 두 번째 군사정찰위성 발사 동향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이날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2번째 군사정찰위성을 “4월 중순에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11월 21일 북한의 정찰 위성 발사, 12월 2일 한국의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이날 한국 정찰위성 2호기 발사 등 지난해부터 한국과 북한이 엎치락뒤치락 정찰위성을 쏘며 우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에서 진행된 한국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 중계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지켜본 신원식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래 3월 중이면 북한이 정찰위성을 쏠 수 있지 않을까 예의주시했는데, 몇 가지 추가적 보완을 하는 것 같다”라고 밝히며 기술적 보완이 무리 없이 진행될 경우 북한의 정찰위성은 4월 중순에 발사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4월 15일(김일성 주석 생일)이 북한에 특별한 날이니 그때쯤 쏘려고 노력하겠지만, 며칠 더 연기된다면 4월 말까지 열어놓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 장비와 인원의 이동이 포착되는 등 정찰위성 발사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에 있던 합동참모본부 관계자 역시 “북한이 지난해 발사 시 미흡했던 사항을 보완해 발사 준비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히며 “오늘 우리가 위성을 발사했기 때문에 국내 상황을 고려해 북한도 4월 중순에는 발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북한은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우주 궤도에 진입시킨 바 있다.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3개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공언했다.
북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박경수 부총국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됨으로써 국가방위력 강화에서 커다란 진전이 이룩됐으며 올해에도 여러 개의 정찰위성 발사를 예견하고 있다”고 관련 계획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전문가들도 우리 군 당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이달 중으로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술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미루어보았을 때 우리 측의 발사와 시간 간격을 길게 두면 뒤처진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데 북한이 그걸 그래도 내버려두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통일연구원 홍민 선임 연구위원은 “북한이 올해 정찰위성 3기를 올리려고 한다면 상반기에 최소한 1기는 발사하고 11월 미국 대선을 전후로 2기를 쏴야 하므로, 일정상 4월이 가장 유력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선례로 봤을 때 북한은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마다 국제해사기구(IMO) 및 전 세계 항행경보 제도(WWNWS)상 한국과 북한이 속한 지역의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 등에 발사 예고기간을 통보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사전 통보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마 이번 정찰 위성 발사 준비에 북한 측은 러시아에 기술적 조언을 받아 발사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을 연 이후 여러 방면에서 밀착된 관계를 과시하는 중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약한 북한에 러시아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우주 궤도에 진입시킨 북한의 ‘만리경-1호’는 목표물을 촬영해 지상으로 전송하는 위성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 체면을 구긴 바 있다.
지난 2월 신원식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정찰위성이) 일을 하는 징후는 없다. 하는 것 없이, 일없이 돌고 있다”고 밝혀 기자 회견장에 약한 웃음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통일연구원 홍민 선임 연구위원은 “단순히 ‘쏘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등으로 북한도 경험이 축적돼 있으나 우주에서 위성이 내구성을 갖고 생명을 유지하는 건 북한이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라고 강조하며 “이번에는 국제사회의 눈을 신경 쓰지 않고 러시아와 더욱 협력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원식 장관은 한국 정찰위성 2호기 발사 성공 뒤 북한의 정찰위성과의 차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단언컨대 많은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단호한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플로리다주 소재 케이프커네버럴 공군기지의 기상 상황은 우리 군의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쏘아 올리기에 최상의 조건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군사정찰위성은 이날 오전 9시 2분쯤 발사체와 분리돼 목표 궤도에 정상 진입했으며 이후 오전 10시 57분쯤 첫 교신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지나고 2호기가 완전히 전력화되면 SAR를 탑재해 주·야간과 기상 악화 시에도 전천후 고해상도 영상·정보를 얻을 수 있어 군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쏘아올린 2호기의 경우 지난해 12월 2일 발사된 전자광학·적외선(EO·IR) 방식의 1호기와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된다. EO·IR 위성은 주야간 촬영은 가능하지만,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우리 군은 ‘425사업’에 따라 2025년까지 SAR 위성 4기와 EO·IR 위성 1기 등 총 5기의 고해상도 중대형(800㎏~1톤급) 군사정찰위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호기는 오는 11월에 발사될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가 주도하는 425사업에 따라 위성 5기가 모두 궤도에 진입해 전력화되면 우리 군은 약 2시간 간격으로 북한 내 주요시설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뉴스 1, 조선중앙통신, 스페이스 X,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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