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中 유치원 2만 개 폐업
I 인구 85만 명 감소
I 한국 따라서 저출생 대안
[TV리포트=한하율 기자] 한국에서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저출생과 인구 고령화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경우 지난 2년간 2만 개에 달하는 유치원이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지난 26일 중국 현지 언론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교육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내 유치원 수는 2년 전 대비 2만 410곳 감소한 27만 4,400곳에 불과하다고 보도됐다. 최근 중국 내 유치원 수 감소 폭이 더 늘어 지난해에만 1만 4,800곳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8년 이후 중국에서 유치원 수가 줄어든 첫 사례이다. 유치원들이 대거 폐업 상태에 돌입한 것은 중국 내 저출산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당초 1자녀 정책이 폐지된 이후인 지난 2016년 1,883만 명에 달했던 신생아의 수가 2023년 902만 명으로 반토막이 나게 된 것이다. 신생아의 수가 감소하자 중국 인구 역시 크게 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2년 기준 중국의 인구는 14억 1,175만 명이었던 것에 반해 2023년 중국의 인구는 208만 명 감소한 14억 967만 명을 기록했다. 2022년 당시 통계도 전년 대비 85만 명 줄어든 수치였는데 중국의 인구 감소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탓에 중국 당국에서도 인구 감소 문제를 심각한 문제로 의식하여 각종 저출산 해결을 위한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열린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각종 저출생 대책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중국의 현행법상 남성 22세, 여성 20세인 결혼 가능 연령을 18세로 낮추면, 출산율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을 필두로 여러 방안이 제시됐다. 그러나 중국이 주장한 결혼 가능 연령 낮추기 방안은 구시대의 악습으로 평가됐던 조혼 제도를 부활시키자는 제안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맞서는 황당한 제안도 나와 주목되었는데 이는 초등학교 6년을 5년으로, 중·고교도 3년에서 2년으로 각각 단축해 9년제 학제로 개편하자는 제안이다. 기존 19살이 넘어 사회에 진출하던 것을 15세 무렵에 사회에 진출이 가능하게 해 결혼과 출산 계획도 앞당기겠다는 황당한 주장이다.
이런 근거 없는 주장들이 속출하는 것은 중국에서 인구가 감소한 경우가 61년 만에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1.0명을 기록하며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의 0.72명에 가까워졌기 때문에 중국이 인구감소 현실화의 앞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런 추세를 유지했을 때 “2035년에는 인구가 14억 명대를 밑돌아 2100년쯤에는 5억 명대로 급감할 것이다”라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지금까지 막강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을 거듭해 왔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세계 유일의 패권국으로 올라가겠다는 ‘중국몽’은커녕 지금의 경제 수준 유지조차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이 이런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산아 제한’ 정책의 폐지 이후 저출산 문제가 도출됐다는 점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중국 출생아 수는 1,604만 명을 기록한 이후 2012년 1,635만 명, 2013년 1,640만 명, 2014년 1,687만 명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015년 1,655만 명으로 잠시 하락했다가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두 자녀까지 허용한 2016년 1,883만 명으로 다시 상승세를 기록하다 2017년 출생 인구는 다시 1,723만 명으로 떨어졌고, 2018년 1,523만 명, 2019년 1,465만 명, 2020년 1,200만 명으로 빠르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기존 두 자녀 정책을 세 자녀로 확대했지만, 오히려 1,062만 명으로 떨어졌고 2022년에는 956만 명을 기록해 1949년 이후 처음으로 1,000만 명의 선이 깨진 것이다.
‘중국몽’을 중국 정부가 미래로 그리고 있는 이상 가만히 있을 리는 없다. 항저우시의 경우 지난해 셋째 아이 출산을 한 산모에게 2만 위안, 한화로 약 377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윈저우시의 경우 첫째만 낳아도 3,000위안, 한화로 약 56만 원을 지급했으며 일부 도시에서는 25세 미만의 여성이 결혼하면 현금을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지난해부터 체외 수정, 배아 이식, 정자 보관 등 12가지의 불임 치료에도 의료보험을 적용할 방침이다. 중국에서 금지됐던 혼외자 출생 신고 역시 허용됐다. 쓰촨성에서 시작된 법 개정은 안후이, 광둥, 산시성 등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저히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출생의 문턱에 들어선 이후 정부 정책으로 출산율 상승에 성공한 국가의 사례는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0년대 초반에 고안된 국가 출산율이 1.4명 이하로 떨어지면 되돌리기 매우 어렵다는 인구통계학자들의 가설을 바탕으로 제기된 시각이다.
선진국 중 어느 국가도 지금까지 이 가설을 뒤집지 못했으며 현재 중국 내 경기 침체에 따른 취업난 등이 청년들의 결혼 의지를 꺾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인구 증가로 다시 접어드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한국의 경우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통계’와 ‘2023년 12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출산율은 0.65명으로 분기 기준 첫 0.6 명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기록한 0.6명대 출산율은 어떤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이례적 현상으로 현재 저출산 고령화를 위한 인구 대책이 쏟아지고 있으나 감소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심한 감소세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인구 대책에 대한 실효성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웨이보, 신화, 페이레터, 뉴스 1,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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