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북한 대중무역 적자액 매년 증가
I 중국 무역의존도 95% 상회
I 한국은 대중무역에 1조 달러 흑자
[TV리포트=이효경 기자] 북한이 중국과 무역 산업에서 매년 큰 폭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VOA(Voice of America)는 중국 해관총서와 한국 무역협회 그리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갖고 있는 북-중 무역수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94년도부터 지난해(2023년)까지 30년 동안 북한과 중국의 누적 적자액은 222억 7,210만 달러(한화 약 30조 4,348억 원)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란 두 나라의 수출고 수입액을 비교하여 수출이 많은 경우 ‘흑자’로 기록, 수입이 많은 경우 ‘적자’로 표현하는 개념이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30년 동안 중국과의 거래에서 단 한 번의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채 해당 기간 200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누적 적자 성적표를 남겼다.
VOA는 구체적으로 1994년 2억 2,530만 달러의 적자 금액을 기록한 이후 연간 2억(한화 약 2,735억 원)에서 7억(한화 약 9,569억 원) 달러대의 적자 폭을 유지해 왔는데, 2008년 처음으로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670억 원)를 넘기는 적자액을 기록했다.
특히 2017년도 들어서 적자 규모는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당시 16억 7,736만 달러(한화 약 2조) 기록을 시작으로 1년 뒤인 2018년 20억 달러(한화 약 2조 7,330억 원), 2019년 23억 달러(한화 약 3조 1,429억 5,000만 원)로 점차 불어났다. 해당 시기에 대폭 강화된 국제적 대북 제재가 불어닥치며 북한이 주로 수출하던 석탄과 의류 등의 수출품에 대한 금수 조치가 시행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양국 간 무역이 큰 폭 감소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북한의 적자액이 다시 10억 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등 감소세를 보였지만, 작년(2023년)부터 다시 무역 산업이 회복되면서 적자액이 다시 크게 높아졌다.
2023년도에는 북한이 역대 세 번째 적자액 규모인 17억 3,784만 달러(한화 약 2조 3,75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에 종속된 채 1994년부터 30년 동안 적자 성적표를 남긴 북한과 달리 한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매년 흑자를 기록하는 등 정반대의 상황을 보인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부터 2023년까지 한국은 매년 중국과 무역에서 수백억 달러대의 흑자 행진을 이어왔다. 이에 따른 한국의 중국에 벌어들인 무역 수지 누적 흑자액은 1조 달러(한화 1,367조 원)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 관세청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대중무역과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2023년 12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분석과는 달라 VOA는 또 다른 결과가 나오길 주시하며 두 나라의 분석 차이는 일부 수출입 품목과 각 지역의 무역을 어떤 방식으로 기록하는지에 따라 변화한다고 판단했다.
북한 경제 전문가로 알려진 미국 메릴랜드대학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적자나 흑자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중국의 무역은 북한-중국의 무역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막대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브라운 교수는 “한국이 일주일간 중국과 거래하는 무역액이 북한이 1년 동안 진행하는 무역액보다 많은 것”이라며 “수출액을 수입에 대한 지불 수단으로 정의할 때 한국은 미국이나 이외의 다양한 나라에서 달성한 막대한 수출 흑자액이 존재하기 때문에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감당하는 데 어떠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와 반대로 “북한은 어떠한 나라와도 다른 교역을 거의 하지 않는 상황인 만큼 중국과의 적자는 거의 전 세계에 대한 적자라고 해석해도 무방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은 중국과의 무역의존도는 매년 95%를 상회하는 수치를 보인다.
반면 한국이 중국과 거래하는 무역액은 전체 금액에서 20%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무역 총금액은 3,100억 달러로, 같은 기간 북-중 무역액인 22억 9,000만 달러의 140배에 달한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이 다른 정상적인 국가와 같이 수출입을 통해 국가 운영을 하지 못하는 걸 짚으며 “오늘날 북한은 완전한 주체를 원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의존도가 높아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의 경제가 성장했다고 말하지만, 이전의 성장치로 돌아갈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레이 교수는 “지금 북한의 경제 상황을 보면 작년보다 확실히 좋아졌다”면서도 “이 상황을 2017년과 비교한다면 확실히 북한은 그 정도까지 회복되지 않았으며, 제재 문제도 상당 부분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다시 돌아갈 일어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뉴스1, Shutterstock, 조선중앙TV 갈무리,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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