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알파 도그파이트
I 기동 비행 5:0 압승
I 국제사회 AI 기술 규제
[TV리포트=한하율 기자] 미국이 인공지능(AI) 무인 전투기 시험 비행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0일 더레지스터 등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공군이 베놈 프로젝트 테스트를 위해 F-16 파이팅 팰컨 전투기 3대를 에글린 공군 기지에 인도한 것이 확인됐다. F-16 전투기에는 연구 중인 자율비행 시스템이 적용되어 시험 비행에 착수할 전망으로 보인다.
이번 비행에는 조종사가 탑승해 함께 비행하며 자율주행을 비롯한 AI 모델과 조종사 간의 상호작용 효율성 테스트에 나선다. 미국이 진행하고 있는 베놈 프로젝트는 사람의 개입 없이 전투기의 자동 운용을 위한 AI 모델 개발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번 연구로 인해 협력 전투 항공기(CCA)와 같은 미래의 공중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과 기술을 탐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AI 기술이 각국의 군사력을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AI 기술 개발을 국가의 군사 기술에 접목하기 위해 여러 나라가 노력 중인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 실제로 AI 기술이 사용되면서 전장은 인공지능 이슈로 뒤덮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AI의 군사적 적용의 가능성이 알려진 계기는 지난 2020년 이루어진 알파 도그파이트 챌린지 결승전 온라인 생중계로 알려졌다.
여기서 말하는 알파 도그파이트 챌린지란 수많은 바둑 기보를 익힌 알파고와 같이, 전투기들의 근접공중전 데이터를 학습시켜 개발한 기동전 AI 알고리즘을 말한다.
이 대결은 AI 조종사와 실제 인간 조종사 간의 시뮬레이터 가상 가동 비행 대결로 미 공군이 기동 AI 알고리즘을 뽑는 해커톤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F-16을 직접 운용 중인 조종사가 등판했으나 AI 파일럿에게 5:0의 참패를 맛봤다. 이 AI 파일럿은 AI 벤처 소기업 헤론 시스템이 개발한 것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알파 도그파이트는 AI뿐만 아니라 자율 기술을 적용하여 무기를 개발하고 전투 방식을 바꾸는 등 점점 진화하고 있다. 나아가 전투기에 AI 파일럿이 탑재되어 인간 조종사의 보조 임무를 수행하는 일에서 완전한 무인전투기 편대가 실전에 투입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로열 윙맨으로 불리는 AI 자율드론 개발 프로젝트가 대표적으로 알려졌다. 로열 윙맨은 생존 가능성과 전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인 전투기에 AI 자율드론들을 네트워크로 묶어 협업을 이용해 적에 대한 정보를 탐지하고 타격까지 수행하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이 적어도 2040년에는 완성되어 실제 전장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한다.
종국에는 자율드론과 무인전투기 편대만이 기계 간의 전투를 치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현재 AI 기술의 사용은 전투기나 공중 드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실제로 미 해군은 무인 자율주행 전함인 ‘See Hunter’로 유령함대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유령함대는 AI 드론과 무인 수상함·무인잠수정 등이 멀리 떨어진 항모전투단과 실시간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으며 초정밀 타격 임무 수행을 도와주는 방대한 유무인 복합체계로 팀을 이루어 전쟁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어 지상에서도 무인 차량과 로봇이 초기의 단순한 원격 작동과 자동 방식이 아니라 AI 기반의 자율 무기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미 육군의 자율로봇 무인전투차량은 스스로 환경을 탐색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동에 최적화된 경로를 이동하면서도 임무 수행을 해낼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직접 임무를 수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AI는 전장에서 지휘관의 결심과 판단을 보조하는 참모 역할도 모색하는 중이다. 일례로 미국 육군의 경우 시가전에 필요한 소부대용 AI 전투 참모 개발을 완성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군이 깔아놓은 다양한 센서 정보뿐 아니라 전투 수행에 필요한 6대 기능, 즉 지휘통제와 기동, 화력, 방호, 지속 지원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통합하여 분석한 결과를 지휘관이나 전투원들에게 제공하여 즉각 지휘 결심을 돕는 방식으로 사람의 능력을 넘어선 분석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이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전쟁에 AI 무기가 투입됐기 때문에 AI 기술의 전반적인 군사 적용은 기정사실화됐다. 우리나라 역시 AI 기술을 군 당국에적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육군은 현재 저출산 고령화로 병력 급감 현상이 예상되자 시범부대를 지정해 ‘ARMY TIGER’ 체계를 구성하는 무인체계 도입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유인 체계와의 협업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투실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 역시 비행 임무와 비행기지 운용 전반에 AI를 결합한 스마트비행단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미래전을 대비한 AI 기반 유무인 전투비행 체계 킬웹(Kill-Web)을 연구 중이며 해군 또한 AI 기반의 스마트십과 스마트 함단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AI 기술이 군사 전반에 걸쳐 도입될 전망에 따라 국제 사회는 AI 기술의 군 도입에 대한 규제를 내놓았다. 지난해 미국과 한국 등 46개국은 군사 분야에서 AI를 책임감 있게 사용하기로 결의하는 정치적 선언을 채택한 바 있다.
이 정치적 선언은 AI의 군사적 이용을 책임감 있게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AI와 인간의 직접적 개입에서 독립된 AI의 판단 및 작동 시스템을 뜻하는 ‘자율성’의 책임 있는 군사 용도 개발·이용을 지도하는 10가지의 구체적 조처를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에서는 지난 21일 세계의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유지하자는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이 결의안은 AI 시스템의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보안 기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인공지능의 혜택이 지구촌 모든 나라, 특히 개발도상국에도 고루 미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개발 방법을 통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DARPA, 미국 국방부, 에어크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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