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이부진 사장, 524만 주 블록딜 추진
I 12조 원 상속세 납부 위해 대량 매각
I 호텔신라 1분기 시장 기대치 부합 예상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지난 8일 투자은행(IB) 업계는 신라호텔 이부진 사장은 시중 5대 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 524만 7,140주를 매각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착수한 사실을 밝혔다. 1주당 예정된 매각 가격은 8만 3,700원에서 8만 4,500원으로 알려져 이날 해당 종가 8만 4,500원과 비교하면 최대 0.95%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으로 책정됐다.
이 사장이 매각하는 주식의 총규모는 4,467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을 자랑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몇천억 원대의 블록딜의 주관은 JP모간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아 임무를 수행한다. 블록딜은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가 자신의 매도 물량을 해결해 줄 주체 기관을 구해, 장외 시장에서 거래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 사장이 이번 거래를 통해 매각하는 주식은 삼성전자 지분에 0.09%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그는 기존 0.89%에서 0.80%의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지난달 이 사장은 하나은행에서 삼성전자 주식 매각을 위한 신탁계약을 맺은 바 있는데, 이때 지분매각 목적으로 ‘대출금 상환용’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앞서 올해 1월에도 이부진 사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등의 삼성 계열사의 지분을 5,586억 원 블록딜을 통해 대량 매각했다.
같은 시기 고 이병철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자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또한 지분을 매각하는 등 동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 사장이 이번에 매각하는 금액까지 총합산하면 세 모녀가 삼성전자와 그 계열사 지분 매각 금액은 3조 원을 능가하는 금액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과 모녀가 삼성전자 주식 처분에 나선 것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26조 원 상당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12조 원을 납부하기 위해서 블록딜을 진행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家는 최대 10년에 걸쳐 상속세를 나누어 납부할 수 있는 ‘상속세 연부연납 제도’를 이용해 이 명예회장이 별세한 2021년부터 5년간 상속세를 분할해 내고 있다.
앞서 이 사장은 삼성전자 지분 가운데 0.33%를 금융회사에 맡긴 후 7,070억 원가량을 연 5%래 금리를 적용해 차입하기도 했다. 이 계약으로 그가 한 달에 금융회사에 지불하는 이자 비용은 3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오빠인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 등으로 글로벌 수출에 나서며 주가가 상승가도를 타고 있지만, 이부진 사장의 신라호텔 주가는 장기간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9일 신한 투자증권이 호텔신라에 대한 ‘매수’ 투자 의견을, 목표주가 7만 5,000원으로 동일하게 유지하는 등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텔신라의 올해 1분기 매출 및 실적이 시장 기대에 부합할 것으로 예측하는 가운데 중국인 단체 관광 수가 늘어 이에 대한 효과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 조상훈 연구원은 “1분기에 호텔신라의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7% 증가해 1조 4,000억 원으로 예상된다”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2% 감소해 320억 원이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수치에는 충분히 부합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면세 관련해서 작년(2023년) 따이공(한국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중국에 재판매하는 사람) 수요 감소에 해당하는 기저 효과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여행 수요 증가로 인해 큰 폭의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며 “지난해 2분기 가장 큰 적자 원인인 체화재고 소진이 가능해 보여 원가율 악화 이슈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여행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 입국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올해 2월 중국의 명절 연휴를 통해 한-중 항공노선 확대와 단체관광 여행 상품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3월 7년 만에 중국 단체관광객이 그들의 전세기를 통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것을 확인했으며 중국 상류층을 시작으로 단체관광객 입국이 가시화되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조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면세 산업은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의 초입에 들어섰지만, 기업가치는 악재만 반영된 상황으로 보여 업사이드(상승)을 대비해야 한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코로나19 이후 다시 맞이하는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다시 편성하는 과정에서 호텔신라의 수익성 개선이 주목된다.
한편 호텔신라의 9일 12시 기준 주가는 전일 대비 200원, 0.34% 상승해 59,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가 총액은 2조 3,470억 원으로 코스피 시총 순위 13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뉴스1, 신아일보,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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