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선거관리위원회 투표소 대파 반입 금지
I 야권 반발해, 대파·디올 가장 풍자 열풍
I 국민의 힘 한동훈 대표 ‘정치 희화화’ 비판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지난 4월 5~6일 금·토 양일간 전국에서 사전투표가 진행됐다.
최종 투표율이 31.28%로 발표돼 역대 최대 참가율을 보였으며 지난 2020 총선보다 4.59%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곳은 41.19%로 전남이 1위 이어 광주가 38.00%, 세종이 36.80%로 뒤따랐다.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인 곳은 대구로 25.60%로 최하위 자리를 차지했다.
총선의 선거권은 18세 이상의 국민으로 이번 선거는 2006년 4월 11일에 태어난 사람부터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이번 사전 투표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반입 금지한 물품으로 ‘대파’를 언급하자 여야의 공세가 점입가경이다.
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가방에 대파 모양의 인경을 달아서 들고 있거나 흰 쇼핑백 위에 커다랗게 ‘DIOR’의 로고를 적고 들고 투표소에 들어가는 등의 인증사진이 공유됐다.
反 여권 성향의 유권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을 발언해 논란을 빚은 것과 김건희 여사의 ‘디올 백 선물’ 논란을 환기하며 현 정권심판론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024년 3월 창당한 민주당계 정당인 조국혁신당 또한 “선관위에서 배포한 사전선거 예상 사례 안내 사항에 따르면 대파는 정치적 표현물로 간주해 금지 물품으로 분류한다. 투표소에 갈 때는 반드시 대파를 외부에 놔두고 와야 일절 제지받지 않는다”면서도 “외국회사(디올)의 작은 파우치는 반입해도 투표가 가능하다”고 쓴 포스터를 게시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SNS에 “나는 대파를 마음속에 품고 투표했다. ‘대파 혁명!’ “이라는 글을 올려 여권의 비판을 받았다.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 지역 유세 현장에서 “윤석열 정권은 ‘칼틀막’, ‘입틀막’도 부족해 이제는 ‘파틀막’까지 한다”고 말하면서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성동구 박성준 후보(중·성동을) 지지하기 위한 유세 현장에서 “왜 대파를 가지고 투표장에 들어 가면 안 되는지, 대파 갖고 테러라도 할 수 있느냐”라며 선관위의 판단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또 이 대표는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왜 이렇게 억제하냐”라며 “경제 발전에 필수 요소는 투명하고, 합리적이며 예측할 수 있는 사회에서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현 정부에서 수십조 원에 달하는 세금을 깎아줬다고 주장하는데, 여기서 단 한 분이라도 세금 감면 혜택을 받으신 분 계시냐”라며 “우리가 맡긴 권력을 바탕으로 우리가 낸 세금이 그들(정부·여권) 자신의 배 속을 채워서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발언한 ‘칼틀막’은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언론인 회칼 테러’, 비판 언론 길들이기 발언을 말한다. 또 ‘입틀막’은 올해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이 “R&D 지원 확대”를 소리치자, 강제로 입을 막고 퇴장당한 사건을 지칭한 것이다.
이어 ‘파틀막’은 선관위가 사전투표소에 대파 반입 금지를 발표한 것을 비판하기 위해 조합한 단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에서는 야권의 이러한 행위가 ‘정치 희화화’를 가중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민주당 측에서 ‘투표소에 대파를 반입할 수 없다’는 내용을 갖고 계속 희화화를 진행하며 갈등을 부추긴다”며 “투표소 내부에서 정치 행위를 금지하고 관리에 나선 선관위의 조치마저 정치적 부정 소재로 삼는 민주당을 성토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정치색을 띠는 물건을 내세워 투표 인증사진을 게시해 희화화 논란이 이어질 수 있는 사실을 우려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이러한 투표 인증사진은 보수 쪽 유권자의 감정을 자극해 분노 투표를 유발한다”며 “국민 모두는 고귀한 선거권에 의해 투표장에 갈 때마다 엄숙함과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한 표의 소중함과 자신의 선택에 대한 진중함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 갈등의 골이 심해지자, 선관위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비밀 투표에 준거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는 물품을 투표소 외부에 두고 출입하여 투표 진행을 안내한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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