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지수 ELS 자율배상
I 배상규모 최소 2조 원
I “고객과 배상 협의 시도”
[TV리포트=한하율 기자] 29일 오전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이사회를 열고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해 자율 배상하기로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결정에 따라 이날까지 H지수 ELS 자율 배상을 결정한 은행은 NH농협·SC제일·KB국민·신한·하나·우리·씨티은행 등 총 7곳이다.
이사회 직후 KB국민은행의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불확실성 해소와 신뢰 회복을 위해 만기 손실이 확정되거나 현재 손실 구간에 진입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속히 보호 조치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 역시 금융감독원의 기준안에 따라 기본 배상 비율을 정하고, 사실관계 확인을 거친 뒤 투자자별 고려 요소를 반영해 최종 배상 비율을 산출할 것으로 보인다.
두 은행은 전문가들로 자율 조정협의회를 구성해 합리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배상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다음 달부터 고객들에게 배상 내용과 절차를 안내하고 배상 비율 협의가 완료된 사례부터 배상금을 지급한다.
농협은행은 지난 28일 진행된 임시이사회에서 홍콩H지수 ELS 분쟁조정 기준안을 토대로 손실 고객에 대한 자율 조정 추진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농협은행은 이번 자율 조정으로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와 신뢰 회복에 만전을 기해 금융 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이보다 앞선 지난 27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금감원의 홍콩H지수 ELS 분쟁조정 기준안을 수용하기로 결의했다고 전했다.
하나은행 측은 분쟁조정 기준안에 따른 자율 배상안을 마련해 신속한 투자자 배상 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은행의 홍콩H지수 ELS 잔액은 약 2조 300억 원으로 올해 상반기 만기 도래분 중 손실 구간에 진입한 금액이 약 7,5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내의 소비자 보호 그룹 산하의 홍콩H지수 ELS 자율배상위원회와 자율배상지원팀을 신설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ELS 자율 배상 절차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확보하고 원활한 손해배상 처리를 지원한다.
지난 22일 우리은행 측은 이사회를 열어 금감원의 분쟁조정 기준안을 수용해 홍콩H지수 ELS 투자자에 대한 자율 조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조정 비율은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 기준안을 따른다. 투자의 특성상 고려할 요소가 많아 개별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사항인 만큼 현재는 구체적인 조정 비율을 산출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전했다.
씨티은행과 SC 제일은행 역시 홍콩H지수 ELS 분쟁조정 기준안을 수용해 자율 배상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홍콩H지수 ELS 배상과 관련해 7개 주요 은행의 배상액이 2조에 가까운 1조 9,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신용평가가 29일 밝힌 바에 따르면 “홍콩 항셍(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과 관련해 시장 예상 배상 비율인 40%를 적용하면 올해 주요 7개 은행은 1조 9,500억 원을 배상해야 할 것”이라고 추측된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의 김신근 선임연구원은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 대규모 손실의 은행권 영향 보고서를 만들었는데 이에 따르면 배상금의 총규모 1조 9,500억 원 중 국민은행의 배상액이 약 9,900억 원으로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은행이 2,870억 원, 농협은행이 2,590억 원, 하나은행이 2,570억 원, SC제일은행이 1,500억 원을 배상할 것으로 추측했다.
계산의 기준은 지난 2021년 상반기 홍콩H지수의 평균인 1만 1,096포인트 대비 지난 26일 홍콩H지수의 평균이 5,678포인트까지 낮아진 것을 기반으로 뒀다. 홍콩H지수의 하락률 48%를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이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약 3조 원, SC제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약 3,400억 원인 것을 고려할 때 지난해 순이익 대비 비중은 SC제일은행이 44%로 가장 높으며 다음은 국민은행이 33%로 자리했다.
전문가는 올해도 기준 금리 인하를 예상해 순이자수익(NIM)도 떨어질 전망으로 봤는데 이에 따라 ELS 배상에 따른 손실, 투자자들의 투자 위축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까지 고려하면 수익성은 지난해 대비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전했다.
현재 은행들이 주주 환원 확대 기조에 따라 배당을 줄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은행의 자본 적정성에 부담으로 다가오게 될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홍콩 ELS 피해자 모임은 지난 1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행권이 홍콩 ELS가 고위험도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충분한 설명 없이 판매했다며 명백한 금융위원회의 지침과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위반한 행위임을 주장하며 눈물로 호소했다.
당시 피해자들은 정책당국에서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은행권에 대해 불완전 판매에 대한 책임을 묻고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전한 뒤 피해보상을 촉구하라며 삭발식을 진행한 바 있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 뉴스 1,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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