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평양 홈 경기 거부
I 1만 스위스프랑 벌금
I 0-3 몰수패 선언
[TV리포트=한하율 기자] 일방적으로 홈경기 개최를 취소한 북한축구협회에 국제축구연맹(FIFA)이 벌금 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시간으로 3일 FIF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방적으로 공식 경기 진행을 포기한 북한 축구협회에 벌금으로 징계를 내린다고 밝혔다. FIFA 내부의 징계위원회 협의를 거친 결과 “여러 요소를 분석한 뒤 북한의 몰수패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축구협회에 내려질 벌금은 1만 스위스프랑으로, 한화로 약 1,490만 원에 달한다.
지난 26일 북한은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일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B조 4차전을 펼칠 계획이었다. 특히 아시아축구연맹(AFC)이 평양 실사를 마치고 홈 경기 개최를 승인해 13년 만에 일본이 북한 땅을 밟는 데 큰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이루어진 일본 도쿄에서 열린 3차전 원정 경기에서 북한이 0-1로 패배했으나 경기력 측면에서는 선전해 북한에서 펼쳐질 리턴 매치에 축구 애호가들이 주목했다. 일본 축구협회 측도 낯선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중국을 거치는 일정을 만들 정도로 긴장하며 준비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를 닷새 앞두고 북한 측은 막무가내로 홈경기 개최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측이 홈경기 개최를 거절한 이유는 일본 내 퍼진 전염병 때문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현지 언론인 교도통신은 “북한은 일본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는 연쇄상구균 독성쇼크증후군(STSS)을 경계한 방역상 조치를 이유로 들며 평양 개최 불가 입장을 전했다”라고 밝히며 “STSS 치사율이 최대 30%에 달해 평양에 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라고 보도했다.
갑작스러운 홈경기 취소 선언 탓에 아시아축구연맹은 북한에 대안 개최지 마련을 요청했으나 북한은 제3국 개최 장소와 새로운 결기 날짜를 제안하지 못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재경기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새로운 경기 날짜를 북한 측이 제시하지 못하자, FIFA가 직접 나서 북한에 몰수패를 선언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이어 북한축구협회는 징계위원회에 부쳐져 1만 스위스프랑의 벌금 징계까지 받게 됐다.
FIFA가 이렇게 단호한 태도로 북한 측에 뜻을 표명한 이유는 최근 북한이 남녀축구 상관없이 홈경기를 연달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열린 여자축구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에서도 일본 대표팀의 평양 원정이 무산된 바 있다. 당시 경기 3일 전 북한 측의 일방적인 선포로 홈경기 개최는 취소되었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를 대체지로 삼아 경기를 진행했다. 이런 상황과 이번 평양 홈경기 취소까지 겹쳐 FIFA 측이 북한 측에 제재를 가한 것이다.
0-3의 몰수패를 당한 북한은 1승 3패 승점 3점으로 조 3위에 머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예선에 오르기 위해서는 2차 예선에서 각 조 2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홈경기를 포기하면서 북한 측의 탈락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은 뜻밖의 횡재를 맞았다. 일본이 평양 원정 경기 없이 승리를 챙기면서 4연승을 기록해 잔여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한 것이다. 일본 축구팀의 입장에서 평양 원정이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본 측은 기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 당시 김일성 경기장에서 원정 경기를 펼친 적이 있는데 당시 강압적인 분위기에 밀리며 0-1로 패한 것이다. 일본 측 선수는 경기를 마친 이루 북한 원정에 대한 공포감을 호소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평양에 입국할 당시부터 순안공항에서 4시간 동안 억류되고, 음식물과 휴대폰·전자기기 등을 압수당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이 일방적인 홈경기 취소로 FIFA 징계위원회에 벌금 선고를 받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벌금 액수가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NS상에 벌금 액수를 두고 납득하지 못하는 일본 축구 팬들이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이기적인 행동으로 상대국에 폐를 끼쳤는데도 벌금 수위가 너무 낮다”는 등의 입장을 전했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 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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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도아닌1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