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딥페이크로 회사 CFO 복제 영상 제작
I 美 재무부, 금융권 보안 강화 및 협력
I 신용결제 기업 VISA 범죄 보고서 작성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지난 27일 블룸버그통신, 마켓워치 등의 매체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인해 소비자들이 금융 사기 범죄에 더욱 쉽게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지난해 2023년도 말 은행과 정보기술(IT) 기업, 데이터 제공업체, 자금세탁 방지기관 등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임원 42명과 진행한 심층 인터뷰 결과에 기반해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금융업계 임원들은 범죄자들이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은행 직원이나 고객을 사칭하는 사례를 확인해 가장 우려하는 점으로 뽑았다.
실제로 지난 2월 홍콩에 본사를 둔 한 다국적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관련된 딥페이크 영상이 제작됐다. 해당 영상의 딥페이크 CFO는 여러 건의 송금을 요청했고, 여기에 속아 넘어간 기업이 사기꾼들에 2,600만 달러로 한화 약 351억 원의 거액을 넘겨주는 일이 있었다.
이메일을 이용한 피싱 사기도 한층 치밀해지고 있어 문제로 꼽힌다. 사기꾼들은 실제와 거의 흡사한 서식을 사용하고, 오타도 덜 내는 방식을 쓰면서 피해자를 유인한다. 특히 챗GPT 등 대화형 챗봇을 활용할 경우 외국인도 원어민을 흡사하게 흉내 낼 수 있는 점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른다.
이어 전문가들은 대형 금융사보다 중소 규모 금융사가 범죄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경향성을 확인했다. 그들은 중소 금융사에서 자체적인 범죄 예방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전문성 및 IT 기술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금융 서비스 업계는 점점 더 높은 빈도로 사이버 범죄의 무대로 변하고 있다”며 “AI의 등장 이후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이 한층 용이해진 결과 범죄자들이 피해자들보다 수적으로 능가하고, 기술적으로 앞서나가는 등 유리한 자리에 놓여 있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미연방수사국(FBI)이 관리하는 ‘인터넷 범죄 고발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2023년도 디지털 공간에서의 금융 사기 피해액은 전년 대비 22% 증가하여 125억 달러로 한화로 약 16조 8,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를 확인했다. 1년 동안 접수된 민원만 88만 건이 넘어서 디지털 범죄는 사회적 고질병으로 자리 잡았다.
넬리 량 재무부 미국 내 금융 담당 차관보는 추가 성명에서 “AI는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사이버 보안의 개념 확립과 사기 범죄를 재정의하는 중이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는 금융기관과 긴밀한 협력, 최신 기술을 활용해 금융 안정성이 위협받는 것을 예방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통령 직속 금융 및 은행정보인프라위원회, 업계 주도 비영리 기구 금융서비스부문조정협의회(FSSCC) 등 여러 기관과 협력을 강화에 나섰고, 일관된 규제 지침을 수립하겠다는 앞으로의 계획을 세웠다. 이어 미국은행협회(ABA)는 대형 금융사와 중소형 금융사 간 보안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범죄 관련 정보 공유를 활성화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개발 중으로 알려졌다.
이어 사기꾼들이 기승을 부려 국제 신용카드 결제의 60%가량을 점유하고,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VISA에서도 관련 범죄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는 작년 2023년도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동안 범죄 위협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했다. 이들이 조사한 가장 큰 사기 유형은 ‘돼지 도살 사기’(pig butchering)로 이는 초기에는 돈을 불려주는 등 안심시키고 투자 규모가 높아졌을 때 거액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보고서 집필팀은 사기 범죄 조직이 기업체의 시스템 취약점과 개인 카드 소지자 데이터를 악용해 막대한 금전의 갈취를 위해 생성형 AI와 같은 신기술을 지속해서 선택하고 적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들은 “범죄자들은 AI와 다른 기술을 결합해 가장 설득력 있는 프로필을 만들고 더하여 AI와 딥페이크까지 사용해 데이트 프로필 등 더욱 그럴듯한 피싱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비자의 사기 서비스 글로벌 책임자 마이클 자바라는 “금융 사기의 범위와 규모가 놀라울 정도로 증가하는 추세며, 범죄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라며 “특히 사기의 주요 채널은 소셜 미디어와 이메일 플랫폼으로 확인되며 온라인상에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위협을 완화, 예방, 차단에 앞장서고, 전 세계 소비자와 기업을 보호하는 베스트 프랙티스를 구현해야 할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대단해졌다”고 덧붙였다.
비자는 당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10% 수준이 돼지 도살 사기의 표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작년 2023년 4월, 미국 법무부는 해당 사기와 관련해 1억 1,200만 달러(한화 약 1,486억 원) 이상의 범죄 피해액을 압수한 바 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출처: 뉴스1, shutterstock, 연합인포맥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