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트럼프 공탁금 2,300억 감면 진행
I 뉴욕 법원 10일 내로 금액 제출 요구
I 한국 핵무장 신경 쓰지 않을 것 예측
[TV리포트=이효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부동산 금액 기만 사기 대출’ 의혹 민사재판을 진행하기 위해 법원으로 내야 하는 공탁금이 대폭 감소하면서 자신의 현금 및 부동산 등의 자산이 압류되는 최악의 상황은 빗겨나갔다.
지난 25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 통신 등은 뉴욕주 항소법원이 트럼프의 공탁금을 4억 5,400만 달러(한화 약 6,100억 원)에서 1억 7,500만 달러(한화 약 2,300억 원)로 대폭 감면한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 단 법원은 트럼프가 10일 내로 공탁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앞서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은 지난 2월 민사 재판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산 가치를 부풀리는 방식을 악용해 사기 대출을 받았다고 판단하고, 이자를 포함한 총 4억 5,400만 달러의 벌금을 내라고 판결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판결에 즉각 항소를 신청했지만, 항소심을 진행하려면 해당일까지 벌금액에 해당하는 4억 5,400만 달러의 공탁금을 법원에 제출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공탁금이 감당할 수 없는 막대한 액수라 현실적으로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등을 이유로 들며 벌금형 집행 중지 또는 공탁금을 1억 달러의 합리적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법원에 요청서를 송부했다.
이날 법원의 판결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 내로 1억 7,500만 달러를 공탁하게 되면 그는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1심 판결에 해당하는 벌금 전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그가 원래 시한일로 결정된 3월 25일까지 공탁금을 제출하지 못할 경우 뉴욕주 검찰은 벌금형을 집행하기 위해 그의 은행 계좌 및 건물, 골프장, 전용기 등의 개인 자산을 압류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재정 상태를 알고 있는 소식통을 인용하여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 내로 해당 금액을 전부 납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법원이 트럼프에게 “생명줄”을 내려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그가 공탁금을 내기 위해서는 보유한 현금의 상당히 많은 부분을 소진해야 할 것으로 예측했다.
트럼프는 공탁금을 직접 제출하거나 자신이 항소심에서도 패소할 경우 벌금을 내지 못할 상황에 맞이한다면, 대신 내줄 보증회사의 보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보증서를 얻기 위해서는 보증회사에 약 2억 달러 상당의 수수료와 함께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는 뉴욕 법원 결정 이후 자신의 SNS에서 “나는 항소법원의 결정에 따를 것이고, 보증서나 이에 상당한 증권 및 현금을 공탁할 예정이다”라며 “1심 공탁 금액이 얼마나 터무니없고 충격적인지 보여준다”며 이번 항소법원의 감면 결정이 합리적임을 표현했다.
항소법원은 공탁금을 줄인 이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법률 전문가들은 법원이 트럼프가 내야 할 총벌금액 자체를 줄일 가능성 및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했다.
아담 폴록 변호사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법은 벌금 전액에 일정 이상 해당하는 금액을 공탁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규정 및 표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감면은 보기 드문 판결”이라며 “1심 판결 자체가 과도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기소에 앞장선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 측 대변인은 “트럼프는 충격적인 사기에 대해 응당 책임져야 한다”며 “이미 법원은 그가 현금 및 부동산 자산가치를 거짓되게 부풀리려고 수년 동안 사기에 가담했으며 부당한 방식으로 자신과 가족, 자기 기업에 부를 축적하게 했다고 판결한 바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공탁금 감면을 받게 되면서 사법 리스크에서 해소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과의 리턴매치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한국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트럼프는 자국의 안위를 보호하는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에 재당선이 돼도 기존 방식을 유지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 석좌는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아마도 ‘김정은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왜 한국에 미군이 필요하냐’고 말할 것”이라며 “주한미군 철수 또는 한미 군사 훈련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독자 핵무장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라며 언급했다.
차 석좌는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2024년도 11월 미 대선 결과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재집권 시 상당한 변화를 예상하며 이와 같이 전망했다. 차 석좌는 북한이 미 대선을 앞두고 여러 차례 군사적 도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다음 대통령이 취임할 땐 북한과의 위기 상태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는 주일미군에 대해선 ‘중국이나 대만 문제 때문에 주둔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주한미군은 경쟁국인 중국이 아닌 북한 때문에 주둔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생각은 늘 동일했다. ‘한국은 부유한 나라이며, 강력한 군대를 보유한 국가인데 왜 미군이 그들을 방어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트럼프는 미군 주둔이나 한미 연합 훈련에 드는 비용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고, 이런 그의 생각을 바꾸긴 매우 어려울 것이다”라고 전했다.
차 석좌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한국이 핵무장에 이어 독자적인 장거리 미사일을 구축하길 원한다면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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