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사우디아라비아 천궁-Ⅱ 10개 포대 체결
I 지상군 무기 이어 잠수함 등 확장 전망
I 이라크, 수리온 등 한국 기동헬기에 관심
[TV리포트=이효경 기자]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면서 폴란드에서 대대적인 무기 수입으로 ‘K-방산’이 역대 최대 수출 방산 수주액 173억 달러(한화 약 23조 3,117억 원)를 기록한 데 이어 글로벌 4위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의 오일머니 ‘큰손’을 열쇠로 지목했다.
지난해(2023년) 11월 한국의 방위산업 전문업체인 LIG넥스원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간에 계약한 천궁-Ⅱ 10개 포대 32억 달러(한화 약 4조 2,500억 원)의 막대한 규모의 계역이 이뤄진 바 있다. 관계자들은 이 체결을 기반으로 K-방산의 신뢰도가 높아져 앞으로 더욱 넓은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다.
기존 K-방산의 효자 무기인 K9 자주포를 필두로 K2 전차, 탄도탄 요격미사일 사우디와 계약한 천궁Ⅱ 등 지상군 무기 체계를 뛰어넘어 우리 기술로 개발된 잠수함과 미래형 6세대 전투기 사업으로 확대될 전망으로 고무적으로 평가받는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잠수함을 비롯해 첨단 전략 산업 분야를 집중적으로 양성해 올해 방산 수출 200억 달러(한화 약 26조 9,400억 원)를 달성하겠다”며 “세계 방산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을 9% 내외로 끌어올려 2027년, 3년 안에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18~2022년 K-방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4% 수준이었는데, 폴란드, 중동 수출에 힘입어 급격히 늘리겠다는 것이다.
중동 국가 고위직들은 지난 3월 들어 잇따라 방한해 한국군 무기 체계를 참관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지난 3월 방산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 국방차관 탈랄 압둘라 아오타이비은 3월 13일부터 2박 3일간 한국에서 K-방산 투어 여정을 보냈다고 전해진다.
아오타이비는 방한해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을 시작으로 천궁-Ⅱ, 해상 기반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으로 알려진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을 둘러보며 K-무기를 분석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2023년) 4조 2,500억 원 규모 천궁-Ⅱ 계약을 한 데 이어 추가 한국군 무기 체계를 자국에 도입하겠다는 검토에 나선 해석이 나온다.
특히 국방부의 신원식 장관의 지난 2월 사우디에 방문했을 당시 긍정적으로 논의된 6세대 전투기(스텔스 기능 및 유무인 복합 체계 탑재) 개발에 대해서도 이번 아오타이비 방문으로 추가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우디에 이어 이라크의 사미르 자키 후세인 알말리키 육군 항공 사령관을 필두로 이라크군 고위 관계자도 지난 3월 4∼7일 3박 4일간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알말리키 사령관은 수도권에서 경남 사천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안보와 항공전력을 책임져 온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로 이동할 때 KAI가 제조에 나선 국산 다목적 헬기 ‘수리온’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사령관은 사천에서 수리온과 비슷한 계열의 중형 헬기 ‘흰수리’ 운용 모습을 세밀하게 참관하고 직접 탑승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라크가 직접 체험할 정도로 관심을 보이는 헬기 수리온은 방위사업청 주관 아래 국방과학연구소(ADD)와 KAI 등이 협력해 지난 2006년부터 개발에 나선 첫 국산 기동헬기다. 수리온은 10여 년 전인 2012년부터 육군에 실전 훈련에 배치돼 기동 헬기뿐만 아니라 의무 헬기로도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라크 알말리키 사령관이 관심을 가진 흰수리는 수리온 제조를 기반으로 해양 테러, 해양 범죄 단속, 수색 구조 등 다양한 해양경찰 임무 수행에 알맞게 개발·개조된 헬기로 명성을 크게 얻었다.
이라크는 지난 2013년 국산 경공격기인 FA-50(이라크 수출 모델명 T-50IQ) 24대를 구매하기로 요청했고, 한국은 이를 수락해 대형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이 지나면서 이라크, 인도네시아, 태국 등 여러 나라와 수리온 수출을 협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도 아직 계약 성사까지 달성한 곳은 없는데, 이라크에서 군 고위 장성까지 파견할 정도로 눈에 띄는 관심을 보여 첫 수출 성과로 기대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외신은 중동 곳곳에서 잦은 내전 등으로 군사적 소요가 발생하면서 우수한 실전 성능을 기반으로 빠른 공급 능력, 가격 대비 세계 최고급 성능을 갖춘 한국 무기를 주목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뉴스1,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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