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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대기하고 15분 만에 끝난 셀리버리 주주총회, 결국…. (+싸움)

한하율 기자 조회수  

I 셀리버리 정기 주주총회

I 오전 9시 개최, 9시간 지연

I 주주들 이의제기 묵살

[TV리포트=한하율 기자] 지난 29일 경기도 김포시 효원연수문화센터에서 셀리버리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주주총회장의 모습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의장인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이사가 늦게 주주총회장에 나타났을뿐더러 소액주주들의 이의제기 역시 묵살해 주주들의 분노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주주들과 회사의 말싸움은 몸싸움으로 번져 조대웅 대표의 머리채가 주주들에게 붙잡히는 등의 소동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오전 9시에 진행될 예정이던 정기 주주총회는 9시간이 지난 오후 5시 59분에 겨우 진행되었다. 사측은 약 2,600장이 넘는 소액주주연대 위임장을 한 명이 검수하면서 위임장 확인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들어가 지체됐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이보다 앞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 당시 셀리버리 측이 위임장 확인 작업을 이유로 5시간 지연한 전적이 있어 소액주주들은 회사 측이 시간 끌기 작전을 쓰고 있다며 성을 낸 것으로 보인다.

애당초 이번 주주총회는 서울 영등포구 와이피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회사 측은 주주총회 개최 이틀 전인 지난 27일 김포로 장소를 갑작스럽게 변경해 주주들에게 한차례 당혹감을 선사한 뒤였다.

장소 변경 이슈로 참석하지 못한 주주들도 있어 혼란을 겪는 일과 주주총회가 9시간이나 지연된 점, 임시 주주총회 당시 지연 이유와 똑같은 이유를 가지고 온 점 등 주주들의 분노를 사기에는 충분했다.

주주총회 개최가 지연되자 주주들은 소액주주연대에서 모금을 통해 직접 마련한 생수와 간식을 먹으며 9시간을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 기업의 잘 준비된 주주총회장의 모습과 달리 셀리버리의 주주총회장은 현수막이나 그 흔한 안건 관련 책자조차 준비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주주들의 더 큰 분노를 산 것으로 보인다.

오후 6시경 조대웅 대표가 경호업체 직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주주총회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개회 선언을 시작하자 주주들은 조대웅 대표를 향해 ”회사를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고 온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일제히 소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조대웅 대표는 이런 주주들의 고성을 무시하고 안건 심의와 표결을 진행했다. 그 흔한 투표함조차 없이 사측이 일일이 투표용지를 거둬가거나 거수하는 방식으로 투표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주들이 여러 차례 이의를 제기했으나 조대웅 대표와 사측은 묵살하고 투표를 이어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주주총회는 주주들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없이 서둘러 진행되면서 안건에 대한 표결이 15분 만에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통과된 안건으로는 김형 전략기획실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이사 보수 한도 승인하는 것이다.

두 가지 안건을 제외한 안건은 모두 부결되었다. 그러나 김형 전략기획실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의 찬성률을 공개하지 않은 사측의 문제가 있어 향후 법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

조대웅 대표의 일방적인 진행에 소액주주들이 단체로 항의에 나섰는데 특히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를 통해 확보한 25.61% 지분이 의결권으로 인정받지 못한 점에 크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리버리 측은 주주총회가 시작되기 전에 ”사설업체인 액트를 통해 모은 전자 위임은 모두 인정할 수 없다. “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벤처캐피탈(VC)사인 CKD창업투자가 소액주주 측에 위임한 17만 주도 인감 증명서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의결권에서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주총회가 15분 만에 급하게 종료된 이후 조대웅 대표가 주주총회장을 빠져나가려 하다 소액 주주들이 조대웅 대표에게 달려들었고 이를 막으려는 경호원들과 대립하면서 격한 몸싸움이 시작되었다. 주주와 경호원의 대치 상황에서 소지품이 나뒹굴고 준비한 피켓이 찢어지는 등의 일이 발생했다.

이 몸싸움은 5분 만에 종료되고 조대웅 대표가 차량에 탑승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 듯싶었으나 주주들이 조대웅 대표의 차량을 막아서면서 야외에서도 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경호원들이 주주들을 제지하며 조대웅 대표가 탄 차량은 출발할 수 있었지만 소액 주주 들은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주총에 참석하기 위해 대부분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주주총회 현장에 도착했고, 조대웅 대표의 말을 믿고 기다렸는데 결국은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체적인 계획 제시도 없이 도망가는 조대웅 대표의 모습은 소액 주주들의 화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한편, 셀리버리는 국내 성장성 특례 상장 1호 기업으로 알려져 지난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다. 신약개발업체로 파킨슨병 치료 신약, 췌장암 치료 신약, 골 형성 촉진 신약 등을 개발한다.

지난 2021년 주가가 10만 원 선에 거래되면서 시가총액이 3조 원까지 불어나기도 한 나름대로 뼈대 있는 기업 중 하나로 꼽혔다.

당시 주가 폭주로 한 자영업자가 셀리버리의 대주주라 장사를 접겠다고 안내문을 붙이는 등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으로 유명했다. 성장세에 힘입어 리빙앤 헬스를 인수했으나 화장품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하면서 현재 상황까지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셀리버리의 설립자이자 최대 주주인 조대웅 대표는 미국 밴더빌트대 병리학·미생물학·면역학과 박사 출신이며, 미국 밴더빌트대와 전남대 의대 교수를 역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 셀리버리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삼덕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가능성을 높게 추측하고 있다. 셀리버리는 지난해 3월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로 지난해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261억 원, 자본금 183억 원으로 자본잠식률이 242.6% 달한다.

지난해 3월 열린 셀리버리의 주주총회에서 무릎을 꿇고 아무것도 몰랐다며 읍소하는 등 주주들에게 사과한 바 있다. 당시 조대웅 대표는 “주식담보 대출도 받고 일도 열심히 했는데 감사 의견이 거절될지 몰랐다. 저도 최대 주주로서 여러분과 같은 주주다. 저도 피해자다”라며 “회사 정상화에 목숨을 걸겠다”고 말해 주주들의 신임을 얻었다.

그러나 셀리버리에 상장폐지 위기가 닥치면서 셀리버리가 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 뉴스1, youtube@user-ze9wm6fi5w, 온라인 커뮤니티, 소액주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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