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민하 기자] 태국 ‘원숭이 도시’로 유명한 롭부리시에서 원숭이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롭부리는 수도 방콕에서 북쪽으로 약 155km 떨어진 곳입니다.
원숭이는 30여 년 전부터 롭부리의 명물로 수많은 관광객을 이끌었습니다. 원숭이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관광업에 큰 도움을 줬는데요. 롭부리에서는 매년 원숭이를 위한 과일 만찬을 대접하는 축제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롭부리 주민들은 수천 마리의 원숭이들과 오랜 시간 공존하며 살아왔는데요.
하지만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주는 먹이 덕분에 원숭이 개체는 계속해서 늘어났습니다. 지난 2010년 약 3,000마리에 불과했던 원숭이는 현재 10,000마리에 달했죠. 원숭이가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문제도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먹이가 부족해지자 원숭이들은 공격성을 드러냈는데요. 사람이 사는 집에 침입해 먹이를 훔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거리를 걷고 있는 주민을 공격하는 일도 많아졌는데요.
먹이가 부족한 철에는 공격성이 더욱 강해져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죠. 원숭이는 한순간에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원숭이들은 몰려다니며 도심 곳곳을 습격했습니다. 먹이를 찾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져 도시에는 악취가 심해졌는데요. 사람들의 소지품도 빼앗고 자동차, 오토바이 등을 점령하기도 했습니다. 원숭이들은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며 도시의 무법자로 자리 잡았는데요.
원숭이들은 상점에 침입해 영업을 방해하고 매장을 파손하기도 했습니다. 손님이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점으로 들어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인데요. 이들은 눈에 보이는 모든 물건을 훔치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큰 피해를 본 곳 중 하나인 핑야 쇼핑센터는 원숭이 때문에 피해를 입고 가게를 내놨지만 2년이 넘도록 팔리지 못했는데요.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고 임대인들은 임대료를 대폭 인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쇼핑센터 대표는 원숭이로 인해 투자마저 끊긴 상황이라고 호소했는데요. 그는 “중국 투자자가 투자를 고려했지만, 원숭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을 보고 투자를 무기한 연기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태국 현지 언론은 원숭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로 건물 높이 제한과 문화유산 구조물의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법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롭부리는 태국에서도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로 알려졌습니다. 1,000년 이상의 역사가 있는 만큼 도시에는 오래된 유적도 많습니다. 이러한 법으로 인해 그동안 적극적으로 원숭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죠.
원숭이들의 행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졌습니다. 이들은 길거리에서 무리를 지어 패싸움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지난 2020년 롭부리시의 도심에서는 수백 마리의 원숭이가 몰려와 싸움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들은 괴성을 지르면서 싸우기 시작했는데요.
수백 마리의 원숭이가 몰려들면서 자동차가 움직일 수조차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자동차에 탄 사람들은 경적을 울리며 원숭이들의 싸움을 막으려고 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죠. 수백 마리의 원숭이가 도로를 점령하면서 심각한 교통 체증이 발생했는데요. 당시 정부는 약 500마리의 원숭이를 중성화했습니다.
태국 정부는 원숭이로 인한 문제가 계속되자 2022년 또 한 번의 대규모 중성화 수술에 나섰습니다. 정부는 624마리를 중성화한 뒤 다시 풀어줬죠. 과일로 원숭이를 유인해 포획했는데요. 정부는 개체 수 조절을 위해 나섰지만, 원숭이로 인한 피해는 줄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원숭이의 번식 속도가 통제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내놓았는데요. 또한 코로나19 이후 원숭이 두창 감염 우려도 나타나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원숭이 두창 감염 우려로 인해 롭부리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크게 줄었는데요. 한때 관광 명소로 유명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원숭이들만 남았죠.
결국 태국 정부는 원숭이 포획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원숭이 포획을 위해 도심 곳곳에 우리를 설치했는데요. 구역을 나눠 원숭이를 포획했습니다. 포획된 원숭이는 중성화 수술 여부를 선별한 후 야생동물 구조 센터로 보내집니다. 이곳에서 건강 검진 후 거쳐 원숭이 공원으로 보내질 예정입니다.
태국 천연자연환경부는 원숭이 공격으로 피해를 본 주민에게 약 370만 원 상당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하 기자 ofminha@tvreport.co.kr / 사진=thecitizen, today.line, komchadluek, thair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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