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 판빙빙도 참석한 자선경매 행사 연 ‘39조 원’ 갑부의 정체는요

I 홍콩 에이드리언 청

I 어린이 돕는 자선행사

I 비영리 단체 운영 교집합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지난 21일 홍콩 침사추이 빅토리아 도크사이드에 레드카펫이 깔렸다.

한국 배우 공효진을 비롯한 중국 배우 판빙빙, 양조위 등의 셀럽들이 대거 등장했는데 놀랍게도 이 행사는 시상식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시각으로 22일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홍콩의 억만장자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청 K11 그룹 회장과 세계 최대 명품그룹 LVMH의 첫째 며느리 나탈리아 보디아노바가 전날인 21일 ‘무한한 마음의 밤, 모든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주제로 어린이를 지원하는 자선 행사에 대해서 보도한 바 있다.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유명 셀럽과 정·재계 인사들이 모였는데 이런 라인업 탓에 패션쇼나 영화제가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어린이를 위한 자선행사로 이들은 아시아 최대 미술 축제로 알려진 ‘홍콩 아트위크’의 부대 행사로 이번 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더 칠드런 볼’로 알려진 이 행사는 어린이의 성장과 치료를 돕는 기부 행사다.

에이드리언 청은 보유 자산만 약 3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드리언 청의 출신은 ‘홍콩 3대 부자’로 알려진 청 가문으로 이 가문의 3대 후계자를 맡고 있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이후 2006년부터 가문의 주력 사업이자 홍콩 최대 부동산 기업으로 알려진 뉴월드 개발의 최고 경영자를 맡고 있다.

나탈리아 보디아노바는 러시아 빈민가에서 태어나 모델로 성공한 이후 2020년 LVMH 그룹의 장남 앙투안 아르노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자선단체를 운영하며 세계 곳곳의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지원한다. 에이드리언 청은 홍콩 최초의 비영리 단체인 WEMP 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소외 계층 아동과 가족의 정신 건강을 돕는다. 나탈리아 보디아노바는 네이키드 하트 재단을 운영 중인데 이 역시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와 가족을 지원한다.

‘정신적 돌봄’이 필요한 아동을 돕는다는 점에서 교집합이 생기며 이런 교집합으로 인해 이번 자선행사를 개최한 것으로 추측된다.

나탈리아 보디아노바가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나는 중증 뇌성마비 환자인 동생이 있다. 동생을 돌보며 아이들의 정신적 치료를 돕는 재단을 설립하고자 했는데 그 꿈을 이뤘다”라고 말하며 행사 개최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인원은 450여 명으로 알려졌다.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려면 약 800만 원의 자선 식사비를 내고 아동 정신 치료 프로그램에 추가로 기부해야 하는 엄격한 선발 자격이 존재한다.

이날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프로그램은 자선경매로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부터 명품 브랜드인 베르사체 등에서 기부한 물품에 대해 경매를 진행했다.

이날 경매는 필립스 옥션과 함께 진행되었는데 경매를 책임지는 경매사로 조너선 크로켓 필립스 옥션 아시아 대표가 자리했다.

가장 비싸게 팔린 물품은 베르사체가 제공한 어깨에 보석이 박힌 에메랄드빛 드레스로 약 3억 4,000만 원에 낙찰되었다. 페이스갤러리에서 내놓은 로버트 나바의 작품은 경매의 주최자인 에이드리언 청이 낙찰받았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청이 작품이 나올 때마다 쉬지 않고 패널을 들어 올리며 적극적으로 참여한 모습이 전해졌다. 이 밖에도 대부분의 경매 물품이 고가에 낙찰되었고 경매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물품은 한 개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행사를 위해 홍콩을 방문한 정·재계 인사들이 흔쾌히 지갑을 연 것으로 추측된다.

에이드리언 청은 “경매를 통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기부금이 모였다. 예술계가 다음 세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플랫폼은 계속 생겨나고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배우인 공효진 역시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에 나탈리아 보디아노바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 “아름다움이 내면에서 뿜어져 나온다는 게 뭔지 알겠다. 도움이 되고 싶다”고 적은 것으로 보인다.

나탈리아 보디아노바는 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 행사를 가능하게 한 모든 기부자와 후원자, 자원봉사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하며 “아이들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긍정적인 힘을 모은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에이드리언 청이 운영 중인 K11 아트 재단은 지난 1월 한국에 공식 출범했다. 에이드리언 청은 15년 전 한국을 처음 방문해 한국문화가 가진 매력과 창의성에 사로잡혀 한국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이후 한국을 오가다가 본격적으로 한국의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후원하기로 했다. 이에 홍콩에 이어 서울에 K11 아트 파운데이션을 오픈한 것으로 보인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K11, 필립스옥션, 공효진 인스타그램, 나탈리아 보디아노바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