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집’ 어디서도 느껴본 적 없는 재미가 찾아온다 [종합]

[TV리포트=김연주 기자] 영화 ‘거미집’이 오는 추석 참신한 소재와 재미를 무기로 극장가를 찾는다.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거미집’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지운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이 참석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작품마다 신선하고 독특한 소재와 장르로 관객을 만난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다. 매번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는 감독답게 ‘거미집’ 또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소재, 느껴보지 못한 재미가 담겼다. 

이날 김지운 감독은 “새로운 영화에 대한 욕구가 컸다”며 “관객들 또한 독특한 영화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거미집’은 영화 속 영화까지 총 두 편의 영화가 나온다. 치정멜로, 스릴러, 호러까지 장르도 다양하다”며 “영화 티켓 1장 값으로 여러 편의 영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러닝타임 132분 동안 재촬영 자체가 성가신 제작사, 검열의 압박 등 사방의 적들에게 포위된 채 자신의 비전을 실현시키려 안간힘을 쓰는 김열 감독의 고군분투 영화 제작기가 그려진다. 러닝타임이 다소 긴 편이지만 데뷔작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 연출자의 욕망, 여러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엔딩 크레딧에 다다른다. 

김지운 감독은 “김열 감독이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어렵게 만든 영화가 결과물도 좋더라”며 “고민의 흔적과 에너지가 작품에 고스란히 담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아보면 전작들의 시나리오가 참 가혹했다.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며 “최근 ‘반칙왕’, ‘달콤한 인생’을 리마스터링 하면서 다시봤는데 내가 참 지독하게 찍었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특히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촬영할 때 폭발 신에서 예기치 않게 규모가 큰 폭발이 발생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거 잘 찍혔지?’라는 말이 먼저 나왔다”며 “집요함 이상의 광기가 있었던 거 같다. 그런 내 경험이 ‘거미집’ 김열 감독에게 투영된 게 아닐까 싶다”고 부연했다. 

김열 감독을 연기한 송강호는 “영화를 두 번 봐달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저는 볼 때마다 다른 점이 느껴진다”며 “그게 ‘거미집’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거미집’은 올 추석 ‘1947 보스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과 같은 날 개봉을 확정 지었다. 관객을 사로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송강호는 “좋은 영화가 함께 개봉해 관객들이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지 않을까”라면서도 “그동안 봐왔던 영화의 문법, 형태를 떠나 새로움을 선사하는 ‘거미집’은 여러모로 반가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출연 배우로 활약한 임수정, 오정세, 정수정은 1970년대 영화를 보는 듯한 어투와 제스처로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높은 몰입도를 선사한다.

임수정은 “새로운 연기톤에 적응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며 “극 후반에 접어들면서 점점 익숙해졌다. 감정이 고조되는 신을 찍으면 너나 할 것 없이 1970년대식 표현을 하려고 애썼다”고 촬영 현장을 회상했다.

정수정은 “감독님이 연기톤을 시범으로 보여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며 “의상과 메이크업으로부터 힘을 얻기도 했다. 저절로 1970년대 연기톤이 나오더라. 현대 말투가 어색할 정도였다”고 부연했다. 

한편, ‘거미집’은 오는 27일 개봉 예정이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오민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