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박찬욱 감독의 칸영화제 수상 결과에 영화팬들의 관심이 벌써 집중되고 있다. 4년 만의 경쟁 진출인데다 매번 트로피를 들고 돌아온 그이기에 관심의 열기는 개막 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영화 ‘올드보이’로 제57회 칸영화제에서 2등 격인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한국영화가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것은 ‘올드보이’가 처음이었다. 이전에는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은 것이 한국영화 최고 수상 기록이었다.
첫 칸영화제 초청에 심사위원 대상까지 거머쥔 데에는 당시 심사위원장인 쿠엔틴 타란티노의 입김이 컸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당시 일찍부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올드보이’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영화제 기간 내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은 5년 뒤인 2009년에는 영화 ‘박쥐’로 다시 한 번 칸영화제 문을 두드렸다. 뱀파이어 소재의 영화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박쥐’가 처음이었다. 파격적인 소재와 표현 수위로 상영 당시 외신으로부터 극찬과 혹평을 동시에 받은 ‘박쥐’는 3등에 해당하는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두 번의 경쟁 진출에 두 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박찬욱. 이제 남은 건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뿐이다. 올해 심사위원장이 상업성과 장르적 쾌감을 동시에 추구하는 ‘매드맥스’의 조지 밀러 감독이라는 점에서 박찬욱과 일견 포개지는 부분이 있다. ‘아가씨’는 박찬욱의 전작들인 ‘올드보이’, ‘박쥐’와 달리 동양적 색채가 짙다. 경쟁작 21개 전체를 놓고 봐도 오리엔탈리즘이 가장 강한 작품이다.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여러모로 ‘아가씨’의 수상을 기대하게 만드는 지점들이다.
하지만 올해 경쟁 진출작은 역대급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그 면면이 화려하다. ‘로제타'(09), ‘더 차일드'(05)에 이어 세 번째 황금종려상에 도전하는 다르덴 형제의 ‘언노운 걸’, 각본상(‘귀향’), 감독상(‘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받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줄리에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12번이나 초청된 켄 로치의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 등 칸이 사랑하는 감독의 신작들이 대거 초청됐다.
과연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로 칸영화제 수상 역사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까. 칸영화제 시상식은 5월 22일 열린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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