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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한 나도 사랑하고 싶어지는 영화”…’싱글 인 서울’ 임수정 [인터뷰]

정윤정 에디터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연주 기자] ‘로코퀸’ 배우 임수정이 돌아온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싱글 인 서울’로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친 배우 임수정을 만났다. 영화 ‘싱글 인 서울’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 분)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 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웰메이드 현실 공감 로맨스다. 

그동안 임수정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영화 ‘김종욱 찾기’,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에서 독보적인 로맨스 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와 로맨스를 그린 상대는 이동욱이다. 이동욱은 앞서 드라마 ‘풍선껌’, ‘도깨비’, 영화 ‘뷰티 인사이드’ 등의 작품에서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깊은 눈빛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바 있다. 

로맨스 장르로 주목을 받았던 두 사람이 한 작품에서 만난다는 소식에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배우 장현성, 김지영, 이미도, 이상이, 지이수가 앙상블을 이뤄 극의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임수정은 2001년 KBS 드라마 ‘학교 4’를 시작으로 올해 데뷔 22년 차를 맞이했다. 영화 ‘장화, 홍련’으로 2003년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충무로에서 큰 잠재력을 가진 배우로 인정받았다.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굵직한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전우치’, ‘김종욱 찾기’, ‘내 아내의 모든 것’, ‘더 테이블’, ‘거미집’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과 만나왔다. 

이하 배우 임수정과의 인터뷰 일문 일답. 

-‘싱글 인 서울’로 관객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따뜻한 영화다. 제가 출연하는 작품이지만 오랜만에 설렘을 느꼈다.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웃음)

-로맨스 영화 자체가 귀한 상황이다.  

출연을 크게 고민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극장, OTT, 드라마 모두 장르물의 비중이 커진 시기에 로맨스 영화를 제작한다는 소식이 크게 반가웠다. 여기에 이동욱 배우가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참여 의사를 전했다. 

-‘로코장인’ 임수정의 귀환에 기대감이 크다.

감사한 타이틀이지만 상대 배우들의 덕을 봤다. 배우 소지섭, 황정민, 공유, 현빈, 정우성, 장기용, 이도현을 비롯해 이동욱 배우까지 제가 생각해도 어마어마한 배우들과 함께했다.(웃음) 사실 로맨스물은 언제 도전해도 쉽지 않다. 무서움을 연기하는 것보다 슬며시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연기가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극적인 서사에서 연기는 비교적 공감을 사기 쉬운데, 로맨스는 극적인 요소가 덜하다. 그래서 제게 로맨스물은 항상 숙제다. 이번 또한 그랬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삶의 가치관이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조금은 느린 속도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전개가 좋았다. 무엇보다 관계를 맺는 방식이 제 실제 모습과 비슷해서 와닿았다. 누군가와 친해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완성된 작품을 보면서 어쩌면 옆에 있는 듯 없는듯해서 몰랐던 한 시절의 마음을 되돌아봤다. 

-지금까지 출연했던 로맨스와의 차별점을 꼽으면?

일단 극중 캐릭터와 실제 제 나이대가 비슷하다.(웃음) 그리고 가장 현실에 가까운 캐릭터다.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를 돌아보면 다소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었다. 일도 잘하고 연애까지 완벽한 인물이었다. 그에 비하면 현진은 너무 현실적이다. 일은 잘하지만, 연애는 서툰 인간적인 면모가 있다. 스타일링도 내추럴 하다. 

-이번 작품에선 이른바 ‘꾸안꾸’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만큼 수수하다.

현진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시나리오에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외형은 의상팀, 분장팀과 회의 끝에 완성했다. 출판사 편집장이라는 캐릭터 설정에 맞춰 딱 맞는 옷보다 활동이 편한 복장을 입기로 했고, 힐보단 워커 같은 활동에 용이한 신발을 선택했다. 헤어스타일도 언제든 질끈 묶을 수 있도록 파마를 했다. 마지막 한 방이었던 안경은 감독님의 의견이었다. 

-‘금사빠’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뒀나?

연애 경험이 적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은 호의와 친절에도 가슴이 철렁하는 거다. 이성이 보여준 호의를 시그널로 착각하고 직진하는 모습은 연애 경험이 적지만 사랑은 하고 싶은 현진의 진심이라고 헤아렸다. 그런 순수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실제 임수정의 연애관은 어떤가?(웃음)

현진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저 또한 친해지고 싶거나 관심, 호감이 생기는 상대에게 직진하는 편이다. 물론 현진처럼 문자 한 통에 마음이 동요되진 않는다.(웃음) 하지만 마음을 먼저 표현하는 건 닮았다. 

-이동욱과 두 번째 호흡이지만, 본격 로맨스는 처음이다. (앞서 두 사람은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에서 전 연인으로 짧게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동욱 배우는 사람들을 티 나지 않게 챙기는 ‘츤데레’다. 배우 대 배우로선 이동욱 배우의 연기 스펙트럼에 감탄했다. 지금까지 판타지, 장르물, 스릴러 등 다양한 작품에서 색다른 연기를 펼쳤는데, 현실에 맞닿아 있는 캐릭터도 담백하게 소화하더라. 연기를 유연하게 잘하는 배우와의 호흡이라 더할 나위 없었다. 애써 맞추려고 하지 않아도 모든 신에서 막힘이 없었다. 이동욱 배우와는 다른 작품에서도 만나고 싶다. 또 다른 케미를 보여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다.

-현장 에피소드를 전하면?

배우들의 티키타카가 너무 좋았다. 연기를 하다가 웃음이 빵 터질 때도 있었다. 그만큼 웃음이 많은 현장이었다. 특히 이동욱 배우와 촬영한 모든 장면은 기억에 남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힘을 빼고 연기를 하니까 자연스럽게 흘러가더라. 촬영과 실제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느낌이었다. 

-‘싱글 인 서울’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두 남녀가 마음을 여는 과정이 드라마틱 하지 않다는 거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 사랑을 확인한다. 그런 과정을 현실과 동떨어진 영화나 드라마처럼 그리지 않았다는 게 설렘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임수정의 필모그래피를 설명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영화 ‘장화, 홍련’ 개봉 20주년을 맞았다. 

제게도 특별한 작품이다. 제 이름 앞에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여준 영화다. 시간이 흘러 회고전을 개최한다면, 첫 작품은 무조건 ‘장화, 홍련’일 거다. 

-올해 데뷔 22주년이기도 하다.

쌓아온 시간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들이 많다. 더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 배우로서 인생 작품을 남기고 싶다. “이 작품을 위해 임수정이 그동안 연기를 해왔다”는 평가를 듣는다면 더없이 좋겠다. 아마 그 말을 들을 때까지 연기를 할 거 같다. 

-야망이 느껴진다.(웃음)

윤여정 선생님을 보면서 많은 걸 깨달았다. 후배 배우들에게 엄청난 가능성을 열어주신 분이다. 여배우는 나이가 들수록 작품 참여 기회는 물론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는 공식이 있지 않나. 그런데 윤여정, 고두심 선생님을 기준으로 김혜수, 전도연, 염정아 등 선배님들이 공식을 깨고 각자의 포지션에서 엄청난 활약상을 보여주고 계신다. 선배 배우들이 걸어가는 길을 보면 무서울 게 없어진다. 덕분에 앞으로 10~20년의 시간이 즐겁게 느껴진다. 어떤 연기를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현재 소속사 없이 스스로 스케줄을 관리한다고 들었다. 

오늘도 인터뷰 장소까지 택시를 타고 왔다. 오랜만에 외출이라 운동화와 모자를 챙겼다. 인터뷰 일정을 마치고 산책을 할 계획이다. 소속사 없이 활동한지 약 1년이 지났다. 처음엔 혼자가 됐다는 생각에 불안하고 불편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해외에서 작품 제안을 받으면, 어디든 여행 가방 하나만 들고 가서 촬영하고 올 수 있을 거 같단 자신감이 생겼다. 

-홀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쉽지 않다. 팀의 서포팅이 그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내린 결정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굵직한 스케줄이 많았다. 영화 ‘거미집’으로 칸 영화제에 다녀왔고, ‘싱글 인 서울’ 홍보 일정과 더불어, tvN ‘유퀴즈 온 더 블록’까지 출연했다. 쉽지 않지만 하나씩 해내고 있는 제 자신이 대견하다. 앞으로도 혼자 활동하겠다는 건 아니다. 배우로서 비전이 달라졌기 때문에 제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과 맞는 소속사를 만나면 함께하게 되지 않을까.

-임수정의 비전이 궁금하다. 

배우 활동 외에도 창작에 관심이 생겼다. 프로듀싱, 제작 쪽의 일을 배우고 있고 실제로 협업을 하고 있는 작품도 있다. 연기자의 포지션이 아니더라도 한 작품을 만드는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가 반갑나?

저를 더 노출해도 된다는 용기가 생겼다. 더 유연해지고 단단해진 덕분이다. “어떤 모습이든, 어떤 말을 하든 뭐 어때?”라는 마음이 생겼다. 조금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을 거 같단 생각이다. 최근 ’30대의 임수정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때는 그러지 못했다. 모든 게 조심스러웠다. 또 그래야만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됐다. 비로소 자유로워졌다.(웃음) 

한편, ‘싱글 인 서울’은 오는 29일 개봉 예정이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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