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정현태 기자] “그래서 저는 이 작품에 너무 애정이 갔고.”
지난 17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기적의 형제'(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제작 MI, SLL)는 24년간 호흡을 맞춰 온 대한민국 드라마 ‘거장 콤비’ 박찬홍 감독X김지우 작가의 11번째 작품으로, “숨 쉬고, 밥 먹고, 걷고, 뛰고, 웃고, 떠들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일상이 기적이며, 그 기적은 지금 바로 이 순간에도 우리한테 일어나고 있다”라는 메시지로 따뜻한 위로와 울림을 남겼다. 다만, 다소 복잡한 이야기에 ‘어려운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TV리포트 정현태 기자와 지난 25일 만난 소희정은 “저는 기본적으로 옛날부터 문화라는 건 굉장히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선택을 할 수 있는 그런 문화가 건전한 문화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너무 흥미 위주의, 그리고 자극적인 혹은 너무 가벼운 것만 원하는 세상에서 이런 부분들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없었으면 사람들은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없잖냐. 이런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건 너무 안타까운 문화생활이잖냐”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소희정은 “이게 저도 익숙해지더라. 너무 짧은 숏폼, 짧은 것들만 보다 보니까 코로나19 지나고 나서 잠깐 쉴 때 영화를 보는데 안 끊고 보는 게 되게 힘들더라. 깜짝 놀랐다. 저는 안 그럴 줄 알았다. 그만큼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거리? 이런 작품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물론 가벼운 것도 있고 그리고 정말 어르신들이 욕하면서 볼 수 있는 것도 있고. 그런 것도 정말 필요하다. 이런 무거운 것만 또 나오면 또 그것도 건강한 사회는 아닌 것 같다.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1992년 대학로 연극 무대로 데뷔한 소희정. 그는 “매체 연기를 하게 된 계기는 ‘써니’가 처음인 것 같다. 그전에 물론 엑스트라, 그다음에 재연 배우 이런 건 아르바이트라는 생각으로 했던 것 같다. 특히 보조 출연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아르바이트 느낌이 강했고. 재연 배우는 드라마를 어떻게 하고 싶은데 안 써주니까 그래서 하고. 제가 이제 어떤 역할을 맡아서 했던 건 오디션 봐가지고 ‘써니’가 처음이었다. 큰 역 맡았다”라고 얘기했다.
소희정은 “그때는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하나라도 빠졌으면 안 됐겠다 이런 생각. 다 소중하다. 한 작품 한 작품 다 너무 소중하다. 하물며 보조출연한 것도. 저한테는 자양분이 된 거다. 다 굉장히 중요했던 것 같다”라며 “로버트 드 니로가 그런 얘기를 했다. 멈추지 말아라. 아무 역할이나 맡아서 네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연기를 보여줘라. 저는 그 말을 굉장히 새기고 산다. 어떤 역할이든 맡아서 내가 실패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하고 나온다면 저한테는 어쨌든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웬만하면 거의 다, 안 쉬고 하고. 항상 연기를 하는 게 저의 목표이기도 하고 아직은 또 그게 너무 재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희정은 앞으로 맡아보고 싶은 역할을 묻는 질문에 “진짜로 솔직하게 얘기하면 저는 남자 역할이 되게 하고 싶다. 이순신 역할 뭐 이런 거. 연산군, 사도세자”라며 “그런 역할들의 인물 내면이 완전히 휘몰아치잖냐. 정말 어떻게 배우가 연기했을까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너무 죽을 만큼 힘들었겠지만 죽을 만큼 재밌었겠다 이런 생각도 많이 한다. (‘명량’ 이순신 역의) 최민식 선배님 보면서 저거 괴로워서 어떻게 저렇게 하셨을까. 그렇지만 정말 재밌었겠다. 이런 생각을 한다. 그런 것들이 배우로서는 굉장히 매력을 일으킨다. 하고 싶다고. 저런 역할 한번 맡아보면 내 평생 소원이 없겠다? 내면이 복잡하고 위대한 인물들이 하기 되게 어려울 것 같은데 도전은 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소희정은 영화 ‘TAR 타르’에서 케이트 블란쳇이 맡은 오케스트라 지휘자 리디아 타르 역을 언급하기도 했다.
끝으로 소희정은 “욕심은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저도 이제 제가 개인적으로 영화를 볼 때 좋아하는 감독님이나 혹은 좋아하는 배우, 특히 외국영화 같은 경우는 좋아하는 배우들을 위주로 작품 선택을 한다. 그런 것처럼 매번 저 배우가 어떻게 연기할까가 궁금한 배우? 그런 배우로 기록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연기를 했으면 좋겠고. 그게 저의 목표긴 하다. 지금”이라고 밝혔다.
정현태 기자 hyeontaej@tvreport.co.kr / 사진=이엘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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