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TV리포트=박설이 기자]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시즌2가 막을 내렸다. 차무식(최민식 분)의 심복 정팔이를 연기한 이동휘가 결말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카지노’ 시즌2의 이동휘가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통해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동휘는 차무식의 의동생이자 오른팔인 정팔 캐릭터를 연기했다. 초반 개그 캐릭터라고 생각됐던 그는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도박에 빠지고, 돈을 빼돌리는 등 ‘답 없는’ 행보로 빌드업을 하더니 종국에는 오랫동안 우정을 나누며 형제 이상의 사이가 된, 자신을 몇 번이나 봐주고 살려준 차무식을 향해 총구를 겨눠 시청자를 경악케 했다.
그는 “시청자로서는 차무식이라는 캐릭터가 계속 우역곡절 끝에 살기를 원하는 입장이었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몇 년 전부터 선배님께서 이런 인물에 불나방같이 모여들어 활활 타서 허무하게 죽는 사람의 모습을 그리자는 의도를 말씀하셨다.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그 결말을 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결말이 더욱 잔상에 남을 수 있는 선택이라는 생각도 덧붙였다.
양정팔은 ‘카지노’ 시즌2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차무식 사망 후 라스베이거스에 카지노를 차리고 삐까뻔쩍하게, 그리고 비열한 표정과 함께 필리핀에 돌아온다. 이동휘는 “바통을 받는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정팔의 미래도 그려봤다고 말했다. 이동휘는 “저 사람(양정팔)은 얼마나 더 처참하게 결말을 맞이할까, 정말 말도 안 되게 ‘카지노’ 시즌6까지 나왔는데 정팔이가 죽을 것 같다가 또 살고, 또 살고, 시청자와 호흡하며 10년 동안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나중에는 응원을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라면서 “감독님에게 차무식의 죽음 이후 피폐해지는 정팔을 부탁하기도 했었는데, (아마도) 정팔은 차무식의 죽음 이후로 모든 돈을 가지고 중국 쪽이나 다니엘 둘 중 하나를 찾아가 거짓말을 했을 것 같다. 차무식이 찾아가라고 했다고, 그렇게 거짓말로 연명하는 설정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결말을 두고 시청자들의 원성이 자자한 게 사실이다. 개그캐인 줄 알았던 정팔의 배신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이동휘도 정팔 캐릭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는 “연기가 어려웠다. 실제로 그런 사람 있으면 바로 손절이다. 너무 자기만 아는 인물이다. 비참한 결말을 맞아야 권선징악, 해소가 되는 거라 생각하는데 그런 게 없다”라고 초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내 캐릭터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데 그는 “이런 게 인생이 아닌가 한다. 정말 나쁜 사람인데 잘사는 사람도 있다. 지인 중에 막 우는데 눈에 눈물이 안 나더라. ‘어, 울다가 나를 잠깐 보지 않았나?’ 진심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현실에서의 빌런에 대해 얘기했다.
결국 이동휘는 정팔 캐릭터에 당위성을 부여해야 했다. 그는 “그동안 내가 당신(차무식) 옆에서 웃고 떠들고 잡일하고 비위 맞췄는데, 이제 자기주도적으로 뭔가 하고 싶은데 10년 넘게 똑같은 일을 더 해야 하지 않았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이 있었을 거다”라면서 “가수도 본인 레이블을 차려서 자기 음악을 하지 않나. 정팔도 ‘얼마나 더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지겨움, 불확실성이 있고 그게 응어리로 쌓였다. 처참하게 무시 당하고,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력한 인물임을 자각케 하는 차무식에 실망하고 삐딱선을 탄 거다”라고 정팔을 대변했다.
하지만 이런 ‘원성’도 예상한 바였다. 주변 반응도 거칠었다. 이동휘는 “‘왜 그랬냐’고, 지금도 단체방에서 ‘동휘 때문에 개 빡치네’라고 한다.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냐고, 그러면 안 됐다고 과몰입을 많이 하시더라”라고 지인들의 반응을 전했다.
그리고 이동휘는 정팔이 차무식을 정말 쏠 생각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팔은 차무식이 신체적 위해를 가할 거라 예상하지 않았다. 단순하게 경찰이 와서 조용히 잡아갈 줄 알았고, 존이 올 줄 몰랐다”면서 “총격전이 벌어질 거라 예상 못해 총을 안 가져간다. 그런데 정말 예상치 못하게 총격전이 벌어져 상구가 죽고 다 죽는 걸 보면서 한가지 생각으로 좁혀진다. ‘나도 죽는구나.'”라면서 “인생은 항상 선택에 따라 결정되지 않나. 차무식이 자기 차로 갔으면 정팔이 죽었을 거다. ‘네 차로 가’ 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살아야겠구나’라는 원초적 본능에 가까운 선택이다. 일단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라고 항변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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