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작곡, 작사, 편곡이 분업화를 이루면 곡이 완성됐다. 각자 역할을 나눠 책임지는 부분들이 확연히 달랐다. 하지만 요즘에는 다르다. 프로듀서가 앨범을 기획하고, 곡과 가사를 붙이고 편곡으로 최종 마무리까지 한다. 팀 체제로 운영하는 덕에 가능한 상황.
그래서 요즘 히트메이커로 불리는 프로듀서는 ‘단 한 명’이 아닌 ‘여럿 구성원’으로 이뤄졌다. 일종의 생존전략이었다. 완성도 높은 앨범을 만들기 위해, 히트곡 등극을 위해 힘을 합쳤다. 하나보다 둘이, 둘보다는 여럿이 시너지 효과를 높였다.
프로듀서팀 모노트리(MONO TREE)도 그렇게 출발했다. 선배 프로듀서팀 스윗튠 아래서 호흡을 맞췄던 유지상(G-High), 황현, 이주형이 뜻을 모았다. 2014년 12월 법인을 내고, 2016년 2월까지 총 10명으로 구성된 팀을 이끌고 있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새 멤버를 추가 영입할 계획이다.
“각자 프리랜서로 활동했어요. 서로 알고 지낸지는 7~8년 정도 됐죠. 스윗튠 팀 아래서 작업을 하면서 친분을 쌓았어요. 셋이 추구하는 장르적 색깔을 다른데 음악을 접하는 태도는 잘 맞았죠. 그 덕에 비슷한 공감대로 지금 회사까지 세울 수 있었어요.”
유지상은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지만, 음악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출발했다. 황현은 가수 정재형 밑에서 영화음악 작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일에 뛰어들었다. 앨범을 직접 발매한 경험도 있다. 이주형은 황성제 작곡가 밑에서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시스던트였지만, 하나둘씩 완성된 곡을 발표했다.
“저희는 각자 곡을 만들 수 있고, 꾸준히 활동하고 있어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죠. 개인적으로 유명세를 얻겠다는 욕심도 없습니다. 다만 회사를 설립한 건 견고한 시스템 구축 때문이었어요. K팝 시장은 아시아를 넘어 남미, 유럽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외 퍼블리싱 계약 등 동료들을 위한 좋은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주형을 중심으로 저희 셋이 회사를 만들었죠.”
모노트리는 향후 K팝의 발전 가능성을 지금보다 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미 해외에서 K팝 곡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 실제로 해외가수들이 한국 작곡가들의 곡에 대한 관심과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기술력이 굉장히 높아졌어요.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정도가 됐죠. 유럽에서도 한국에 직접 찾아와요. 함께 작업해보자고. 앞으로 더 많은 작가들이 해외로 수출됐으면 합니다. 아시아 1등이 세계 1등이라는 말이 있어요. 저희는 중국 시장에도 관심이 많아요.”
모노트리는 이제 1년을 갓 넘긴 신생 프로듀서팀이다. 하지만 이미 녹음실과 작업실을 마련했다. 2015년의 목표는 이뤘다고 했다. 2016년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 양보다 질을 우선으로, 국내보다는 해외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메가히트곡을 발표하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인지도 낮은 가수 혹은 고정된 캐릭터를 가진 가수를 변화시켜보고 싶어요. 저희 곡으로 그 가수가 새롭게 자리매김 할 수 있다면 작가로서 최고의 만족이겠죠. 누구에게나 팔릴 수 있는 곡보다는 특정 가수에게 최고의 곡을 되길 바랍니다. 지치지 않고 계속 작업하고 싶어요. 히트메이커 타이틀이요? 그런 욕심 대신 K팝 시장 확대에 이바지하는 프로듀서가 되길 바랍니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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