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갈색 눈, 갈색 머리. 화면과 그대로다. 모노톤의 시크한 옷차림에서 자유분방한 표정까지. ‘치즈인더트랩’ 속 ‘백인호’와 꼭 맞다.
데뷔 이래 ‘인생 캐릭터’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포텐(potential)을 터뜨리고 있는 배우 서강준을 최근 만나봤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외모뿐만 아니라 진정성 넘치는 성격까지 ‘백인호’와 똑같았다. 가벼운 물음은 물론, 민감한 질문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답하는 법이 없었다. 소신 있지만, 조심스러운 태도 역시 돋보였다.
서강준은 얼마 전 종영한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백인호’ 역으로 분했다. 백인호는 파란만장한 과거를 지닌 복잡한 캐릭터다. 한때는 촉망받던 피아노 천재였다. 타고난 재주 덕에 항상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행복은 짧았다. 고교시절, 유정(박해진)과 얽힌 사고로 인해 손을 다친 것. 그는 어쩔 수 없이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후 백인호는 꿈도 희망도 없는, 반 백수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그러던 중, 한 줄기 빛처럼 홍설(김고은)을 만났다. 티격태격 호흡을 이어가며, 인호는 설에게 마음을 열게 됐다. 설의 답답한 태도가 마음에 걸렸고, 그녀를 둘러싼 모든 상황에 관심이 쏠렸다. 인호는 가슴 아픈 짝사랑의 열병까지 앓아야 했다.
서강준은 복잡한 감정라인을 제 옷을 입은 듯 소화해냈다. 완급이 조절된 연기력으로 신인답지 않은,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었다.
◇ 다음은 서강준과의 1문 1답
-처음으로 나이대에 맞는 역할을 소화했다. 애정이 남다를 것 같은데.
인호의 인생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절절하게 와 닿았어요. 공감도 많이 갔죠.
-서강준과 백인호의 싱크로율은?
솔직히 말하면, 제 실제 성격과는 많이 달라요. 저는 차분한 편이거든요. 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이 있어도 잘 표현하지 못 해요. 인호처럼 자유롭게 살아본 적도 없어요. 그래서 저도 제가 걱정스러웠죠. 부담스럽기도 했고요. 일단 대중의 ‘우려’를 채우는 게 목표였어요. 제 성격을 많이 들여다보며 치열하게 고민했어요.
-그렇다면 인호를 어떻게 이해해 갔나?
상대 배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모든 장면마다 상의하며 협의점을 찾았어요.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있어요. 인호가 유정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길 바랐어요. 둘 사이의 비극은, 사소한 오해로부터 시작됐잖아요.
-인호에게 유정이란 어떤 존재였을까?
사실은 가족이에요. 형제와도 다름없어요.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 그렇게 싸웠던 거예요. 본인들은 몰랐지만요.
-배우들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모두 처음 뵈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대화도 많이 했고요. 재미있는 시간이었어요.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