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오직 신인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는 덕목 중 하나가 순수함이다. 배우 안지훈(22)도 그렇다. 그의 맑은 눈을 보고 있으면 타인을 만날 때 으레 발동되는 쓸데없는 의심이 절로 사라진다. 단언컨대 이 순수함이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순간, 사람들은 그를 알아볼 것이다.
안지훈은 최근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 촬영으로 여념이 없다. 극중 유이의 시어머니의 먼 친척 조카로 등장하는 그는, 남몰래 유이를 도와주는 키다리 아저씨로 등장한다. 훤칠한 외모에 187cm에 달하는 키. 많은 분량이 아니지만 눈에 안 띌 수가 없는 배우다. ‘대체 저 훈남은 누구야?’ 한 번쯤은 궁금했을 터.
게다가 그는 소위 말하는 ‘개념 탑재’ 청년이기도 하다. 대학교에 입학하기가 무섭게 자원해 군에 입대했고, 21살 이른 나이에 제대한 후에는 부모님의 손을 빌리지 않기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섭렵했다. 삼겹살을 파는 식당부터 면세점 보안, 주차장 아르바이트까지 쉼 없이 달렸다.
다음은 훈남 개념 탑재 배우, 안지훈과의 대화다.
-‘결혼 계약’ 촬영은 잘 돼가고 있나요?
시청률이 올라서 현장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배우들끼리 장난도 치고 좀 여유로워진 느낌이 들어요. 전 선배님들과 촬영 분이 많아서 사소한 것 까지 모두 가르쳐주세요. 방송을 보고 제 문제점을 지적해주시거든요. 제 연기까지 모니터 해주시니 참 감사한 일이죠.
-‘결혼계약’ 전 ‘오 마이 비너스’가 연기 경력에 전부인데
저도 신기해요. 전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카메라가 익숙한 사람도 아닌데 연기를 하게 됐으니까요. 촬영장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초보가 하는 실수들을 할 때가 있어요. 리액션을 해야 하는데 가만히 멍을 때리거나, 카메라 동선을 벗어나는 일 등이요. 감독님과 선배들은 바로 제가 긴장해서 그렇다는 걸 아시더라고요. 긴장을 푸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다독여주세요.
-연기 경험이 전무한 신인이 미니시리즈에 연속 캐스팅 됐는데 행운의 사나이네요
맞아요. 행운에 가까워요. 웃음
-데뷔 과정이 궁금해요
제가 아르바이트를 정말 많이 했거든요. 1년 전 쯤 도산공원 사거리 쪽에 있는 벤츠 전시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현재 회사인 935엔터테인먼트 관계자 분이 절 좋게 봐주셨어요. 자연스럽게 계약을 하게 됐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기회인데 제가 아직 준비가 안된 걸 알기 때문에 덜컥 겁이 났어요. 그냥 다 두렵더라고요. 하지만 회사에 좋은 선배님들(남궁민, 연정훈)이 계셨고, 대표님이 ‘잘 만들어주시겠다’고 해서 믿고 계약했어요.
-원래 꿈이 연기자였나요?
체육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전공도 체육학과거든요. 하지만 내심 연기에 대한 관심은 있었어요. 대학에 입학하기 전 SBS에서 드라마 세트장을 짓는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제가 도운 세트장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보니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는 거에요. 그때 연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일찍 군대에 가서 생각을 정리하려고 했어요. 19살에 입대해 21살에 전역했어요.
-‘진짜 사나이’네요. 기특하네요
빨리 다녀온 게 제가 생각해도 잘 한 것 같아요.전 단체 생활을 좋아해서 군대가 정말 잘 맞았거든요, 회가 된다면 꼭 ‘진짜사나이’에 출연해보고 싶어요.
-아르바이트도 정말 많이 한 것 같아요
몸이 힘든 걸 좋아해서 가리지 않고 한 것 같아요. 우선은 제 스스로 용돈을 벌어서 (연기) 학원비를 내는 게 목적이었고요. 수입이 특별히 없는데 부모님께 손 벌리기 죄송하니까요.
-다시 드라마 얘기로 돌아가면, ‘결혼계약’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인가요?
이서진, 김광규 선배님이요. 두 분이 실제로 친하시잖아요. 그래서 계속 서로 편하게 장난을 치시더라고요. 보고 있으면 커플을 보는 것처럼 진짜 재밌어요. 김광규 선배가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데 이서진 선배가 그걸 다 받아주시더라고요. 케미가 진짜 좋아요.
또 차은성 역으로 등장하는 아역 신린아 친구도 인기가 많아요. 다들 예뻐하거든요. 유이 선배랑 케미가 워낙 좋아서 다들 친하게 지내요.
-극 중 유이를 짝사랑하는데 시한부라는 걸 알면서도 사랑할 수 있을까요
제가 이런 정통 로맨스를 좋아하거든요. 여자 주인공이 시한부인데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실제라면 시한부 선고를 받아도 꼭 선택할 것 같아요.
-실제 이상형은요?
이해심이 깊은 사람이요. 제 일을 이해해줄 수 있고 함께 대화할 수 있는. 또 꿈이 확실한 사람이 좋아요. 꿈을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이 좋아요.
-어떤 배우가 되는 게 꿈인가요?
제 연기 선생님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이 되라’고 했어요. 여운을 주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앞으로 활약 많이 기대해 주세요.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935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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