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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 신재하 “지현우와의 인연, 계속 이어 갈래” [인터뷰]

조혜련 기자 조회수  

[TV리포트=조혜련 기자] 한 해에 무려 일곱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 배우 신재하는 불가능할 것 같은 이 일을 해냈다. 지상파 첫 주연, 미니시리즈 첫 경험, 특별 출연까지 더해진 이 숫자를 말하며 해사하게 웃는 그다.

새로운 ‘소’ 배우(소처럼 일한다는 뜻)의 탄생이었다. ’닥치는 대로’ 연기하는 듯하지만, 막상 작품들을 들여다보면 캐릭터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 ‘열심’을 알고 ‘노력’을 아는, 제게 주어진 작품 하나하나를 소중히 생각하고 준비한 끝에 마주한 덕분이다. ‘연기를 잘 한다’는 말은 당연하게도, 당연했다.

신재하는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원티드’(한지완 극본, 박용순 연출)에서 신입 형사 이영관으로 분했다. 차승인(지현우)을 향한 동경으로 형사가 된 그는 커다란 사건들과 마주하며 형사로 한 걸음 성장했다. 그리고 이 캐릭터는 신재하를 배우로 성장하는데 하나의 양분이 됐다.

“영관이가 형사로 현장을 경험하고, 하나씩 배워가는 모습은 마치 나와 같았어요. 사건을 대하는 모습, 형사로서의 사명감을 익혀가는 영관이와 함께 저도 같이 성장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영관이의 성장에 뿌듯함을 느꼈을 정도로요.”

시작부터 생방송, 치열하게 바쁘게 하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은 ‘원티드’를 두고 ‘드라마의 정석’이었다고 말하는 배우 신재하와의 기록을 풀어본다.

◆ 강렬한 첫 경험, 신재하의 첫 미니시리즈 ‘원티드’

2014년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로 데뷔해 영화 ‘거인’, 드라마 ‘피노키오’ ‘오늘도 청춘’ ‘발칙하게 고고’ ‘미스터리 신입생’ ‘페이지터너’ ‘원티드’, 여기에 특별출연한 ‘리멤버-아들의 전쟁’ ‘기억’까지,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기 계단을 오르고 있는 신재하. 이 가운데 ‘원티드’는 그가 경험한 가장 긴 호흡 드라마였다. 16부작 내내 모습을 드러냈고, 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원티드’에는 영관이의 이야기가 있었어요. 승인을 존경해 형사가 됐고, 승인과 함께 사건 현장을 경험하며 형사로 성장하는 것. 여기에 존경하는 선배를 지키기 위해 범인에게 맞고 구르고 한 것까지 말이에요. 무거운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인 만큼 이야기에 집중해 따라갔고, 많이 배웠어요.”

형사팀의 막내이자 ‘원티드’ 현장에서도 막내였던 신재하는 정신없던 촬영 현장에서도 예쁨을 받았다. 파트너로 호흡 맞춘 지현우가 그를 챙긴 것은 물론 스태프들까지 신재하를 귀여워했다고.

“내가 실수를 하면 당황해서 귀가 빨개지곤 하는데, 그런 나를 보면 스태프들이 다들 웃었어요. 바쁜 촬영장에서 NG가 날 때마다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제가 긴장할까 봐 염려됐는지 지현우 형이 나서서 무마시켜주고 했었죠. 전 촬영 현장에 기운을 북돋는 역할을 하려 노력했고요. 종방연 때는 사회도 봤어요. 현장에서 많은 분들과 가까워졌는데 그 덕을 톡톡히 봤어요. 갑작스럽게 진행을 하게 됐지만, 나름 MC 데뷔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웃음).”

배우도 스태프들도 ‘원티드’를 기억하며 ‘무거운 이야기’ ‘어려운 드라마’라고 했다. 사회적 문제를 담고 있는 이야기를 시청자가 반감 들지 않도록 끌어나가야 했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배우들끼리 ‘어떻게 하면 문제없이, 공감을 일으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작품이었어요. 발생하는 사건들이 마치 실타래처럼 얽혀있었는데, 배우가 완벽히 이해해야 시청자도 이해시킬 수 있으니까요. 형사팀의 경우에는 감정 전달 연기보다, 사건의 개요를 전달해야 했기에 촬영 전에 회의도 자주 했어요. 시청자에게 사건의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줘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선배들의 연기를 보며 많이 배웠어요.”

◆ 지현우로 시작해 지현우로 끝난, 신재하의 ‘원티드’

극중 이영관은 베테랑 형사 차승인의 파트너로 매 현장에 함께했다. 때문에 신재하와 지현우는 ‘원티드’내내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 3개월을 계속 붙어있었기에 친해질 수밖에 없던 상황이기도 하지만, 신재하는 인터뷰 내내 지현우를 향한 칭찬, 칭찬 또 칭찬을 늘어놨다.

“지현우 형은 배울게 무척 많은 분이에요. 연기적인 부분을 내가 먼저 물어볼 때도 있었지만, 먼저 알려주실 때도 많았어요. 촬영 스케줄이 같다 보니 매일 같이 있었고 휴일에도 연락을 주고받을 만큼 친해졌어요. 가끔 떨어져 촬영하면 애틋하게 다시 만났고, 촬영에 대해 ‘잘 찍었냐’고 묻고, 서로를 ‘영관찡’ ‘승인찡’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했어요.”

선배와 한 작품을 오롯이 호흡 맞추는 것이 처음이었던 신재하에게 지현우는 어려운 상대였음이 자명하다. 그러나 어려움과 어색함이 담긴 관계의 시작은 연기에도 도움이 됐다. 신재하는 “처음에는 ‘선배님’이라며 깍듯하게 형을 대했는데, 이런 부분들이 극 초반에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어려워하지만 좋아하는 선배님’이라는 점에서 영관과 승인의 관계와도 비슷하지 않나. 점점 익숙해졌고 친해졌다. 첫 촬영부터 소품을 챙겨주실 정도로 형이 많이 예뻐해 주셨다”고 기억했다.

‘원티드’ 촬영 내내 지현우를 곁에서 보며 ‘저렇게까지 열심히 할 수 있구나’를 느꼈다는 신재하는 데뷔 이래 줄곧 존경하는 선배님으로 꼽던 조승우의 곁에 지현우를 올려뒀다.

“지현우 형을 곁에서 보며 많은 것을 배웠어요. 너무나 많은 분량을 소화해야 했기에 피곤에 지쳐서 한 번쯤은 소홀할 만도 한데, 단 한 번도 자신의 역할을 허투루 하지 않는 것을 봤어요. 형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더 열심히 하게 됐죠. 형이 대본을 보면 나도 대본 보고,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요. 한 번은 추격 장면을 찍다가 내가 다리를 다쳤는데, 아픈 것을 참고 촬영했어요. 촬영 이후에 현우 형이 걱정도 많이 하고, 감독님 작가님에게 ‘영관이 뛰는 장면이라도 빼 달라. 내가 대신 더 뛰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앞으로 형을 더 잘 따르고 더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촬영 현장에서도 친해도 너무 친한 두 사람은 배우, 스태프들의 눈에 띌 정도였다고. 신재하는 러브라인에 대한 아쉬움을 묻는 질문에도 “현우 형이 있어서 괜찮았다”고 할 정도니 말 다했다. 그는 “현우 형이 ‘여자랑 할 일들을 너와 하고 있다’고 말했다”라며 “스태프들은 나와 현우 형을 두고 ‘어미새와 아기새’라고 부르기도 했다”며 웃었다.

“드라마에서 영관과 승인을 보고 ‘브로맨스’라는 단어를 떠올렸다는 시청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나니 더욱 나와 현우 형의 관계가 연기에 영향을 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해요. 배우가 아닌 사람 지현우의 모습에도 배울게 무척 많아요. 드라마는 끝났고, 영관과 승인의 관계도 더 이상 알 수 없지만 현우 형과의 인연은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 ‘원티드’ 이후의 신재하는….

바쁜 촬영장에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았지만, 재미를 선사한 해프닝도 있었다고 기억했다. 신재하는 “마지막 회 촬영 즈음에 머리에 핀을 꽂은 채 촬영한 적이 있었다. 넓은 장면을 찍고 바스트 샷을 찍으려 했을 때야 핀을 꽂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나, 스타일리스트, 매니저, 카메라 감독님도 몰랐다가 깜짝 놀랐다. ‘우리가 정말 피곤한가 보다’하고 웃었다”고 전했다.

‘원티드’를 떠올리며 신재하는 “수학의 정석 같았다”고 말했다. 배워야 할 것과 외워야 할 양도 방대한데 막막하기만 했던 처음, 경험에 경험이 쌓이면 어느새 익숙해지는 것이 꼭 같았다고.

“정석 책을 처음 보면 어렵잖아요. 어렵지만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배우는 것도 많고 내게 쌓이는 것도 많듯이, 내게 이번 연기는 수학문제를 푸는 것 같았어요. 종이에 써보기도 많이 하고, 현우 형에게 묻기도 많이 물었어요.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면 재미있듯이 그런 재미를 느꼈어요. ‘원티드’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드라마의 정석’이라고 해야 할까요(웃음). 좋은 시기에 적절한 경험을 잘 쌓은, 지금의 내게 딱 필요한 현장이었다고 생각해요.”

인터뷰를 끝으로 ‘원티드’ 속 영관과 이별하는 신재하. 뛰고 구르고 맞고 힘겨웠지만 즐거웠던, 자신과 3개월을 함께한 영관에게 이별의 인사를 전했다.

“조금씩 성장하는 네 모습을 보면서 연기하는 나도 뿌듯했어. 같이 성장하는 느낌이라서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었고. 다음부터는 혹시라도 사건 출동해서 총을 뽑으면 총을 바로 쐈으면 좋겠다. 범인 잡으면 바로 경찰서로 데려가고. 다른 것 좀 하지 말고, 그럼 고생하니까(웃음).”

앞서 말했듯 신재하는 그 누구보다 바쁘게, 그리고 알차게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발칙하게 고고’로 인연을 맺은 배우들도 그런 신재하를 보고 ‘넌 정말 안 쉰다. 너 괜찮냐’고 걱정할 정도라고. 그럼에도 “재미있다”고 말하며 웃는 그다.

“‘원티드’를 찍는 동안은 일주일에 한 번 집에 들어갈까 말까 했어요. 어머니 얼굴 보다 매니저 형을 더욱 많이 봤을 정도라니까요. 그래도 즐겁게 촬영했어요. 많이 배웠고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었어요. 이 기사를 보는 분 들 중에 혹시라도 ‘원티드’를 안 본 분이 있다면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사회적 이슈도 다뤘고 해서 배우들끼리는 자부심이 굉장한 작품이었거든요. 차근차근 보셨으면 좋겠다고 권하고 싶어요.”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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