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나이 서른 살에 걸그룹 데뷔를 꿈꿨다.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힘들어도 꾹 참고 견뎠다. 꿈을 꾸는 자만이 반드시 이뤄낼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 그래서 ‘황이모’라는 별명이 신기했고, 고마웠다. 가수 황인선으로 올라설 수 있으니까.
황인선은 Mnet ‘프로듀스101’에 최연장자로 참가했다. 1987년생의 황인선은 조카뻘 동생들과 걸그룹 멤버 선발을 두고 경쟁했다. 나이 때문에 주목받았던 황인선. 게다가 두 살을 속였다는 의심까지 받으며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나이를 속이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제가 예전에 걸그룹으로 데뷔했었는데, 그 당시 멤버들과 나이를 맞추려고 회사에서 2살을 낮췄거든요. 그때부터 제 프로필이 1989년생이 된거죠. ‘프로듀스101’에서는 28살이나, 30살이나 별 차이 없었죠. 모두 다 저보다 한참 어린데. 하하하”
◆ “나이 많은 덕에 황이모로 사랑 받아”
황인선은 다른 소녀들과 함께 같은 꿈을 꿨다. 워낙 어리지만, 다들 프로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고, 그래야만 버틸 수 있었다고.
“아무래도 꿈이 같아서 의지한 게 많았어요. 그래서 세대차이 느낄 틈도 없었죠. 합숙내내 재미있게 했어요. 요즘 애들이 쓰는 단어도 많이 배웠고, 체력적으로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일부러 이것저것 많이 챙겨먹었어요. 그야말로 악을 써서 달려든 거죠.(웃음)”
101명의 후보들이 방송에서 고루 주목받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들 중 캐릭터가 생긴다는 건 곧 인지도였다. 그래서 황인선은 ‘황이모’가 좋았다. 비록 나이 때문에 얻은 별칭이었지만, 만족스러웠다.
“황이모 캐릭터가 처음부터 좋은 건 아니었죠. 실제 조카도 없는데, 서운했어요. 그러나 이왕 얻은 별명이라면, 밝은 에너지를 보여주고자 했어요. 제작진이 나쁜 이미지를 잘 풀어주신 덕분이죠.”
황인선의 걸그룹 도전기는 꽤 오래 전에 시작됐다. 어린 시절부터 무용을 했고, 25살까지 무용단 소속이었다. 각종 무용대회에서 상을 섭렵했고, 후학에도 힘썼다. 시련이 없던 탓일까. 삶이 무료해졌고, 막연히 결혼을 꿈꾸던 시기였다. 때마침 인기 프로그램였던 ‘짝’에서 섭외가 왔고, 출연했다.
“그때는 정말 좋은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고 싶었어요. 제가 하던 일에 슬럼프를 느꼈던 거죠. 그러다 겨울 소속사에 처음 들어갔어요. 뮤지컬 배우를 목표로 했죠. 물론 쉽지 않았죠.”
◆ “대중과 소통하는 연예인이 꿈”
황인선은 이후 걸그룹으로 데뷔했지만, 인기를 얻지 못했다. 솔로앨범도 몇 차례 냈다. 그러던 중 ‘프로듀스101’ 제작진에게 연락을 받았고, ‘황이모’ 캐릭터가 탄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 꾸준히 대중과 소통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무용으로 무대에 설 때는 좋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점차 기운을 잃었던 거죠. 전 무대에서 환호받을 때 행복해요. 대중도 저를 통해 힘을 얻고 밝은 에너지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황인선은 가수로 무대에 서는 것도, 예능프로그램에 나가는 것도, MC를 보는 것도 모두 하고 싶다고 했다. 불러만 준다면 어디든지 달려가겠다고.
“섭외가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제 캐릭터가 필요한 곳이라면 모두 할 거예요. 버스킹도 병행할 거고, 제 스타일에 맞는 곡이 있다면 꾸준히 발표해야죠. ‘프로듀스101’ 시즌2를 한다는데, 거기서도 제 역할이 필요하다면 무조건 갑니다. 남자 버전이면, 이번엔 이모부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랑 호흡이 딱 맞겠어요. 호호호”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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