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배우 공유와 ‘로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다. 공유라는 배우의 진면목을 세상에 알린 것도,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 된 것도 바로 로맨틱 코미디였다.
2007년 뜨거운 여름 방송된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은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이의 가슴에 인생 드라마로 자리 잡고 있다. 소년과 청년의 경계에 선 최한결이란 캐릭터는 20대 후반 배우로서, 자연인으로서 고민 많던 시기 공유와 완벽히 포개졌다. 공유는 이 작품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대중이 공유의 로맨틱 코미디를 바라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영화 ‘남과 여'(이윤기 감독), ‘부산행'(연상호 감독), ‘밀정'(김지운 감독)으로 데뷔 이래 가장 숨 가쁜 다작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공유는 차기작으로 김은숙 작가의 tvN 드라마 ‘도깨비’를 택했다. 두려움과 기대감이 교차한 치열한 고민 끝에 택한 작품이다.
“여전히 로코가 두려운 건 마찬가지예요. 고민이 정말 많긴 했어요. 그 고민에 대해 구구절절 얘기하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고,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내가 두려워했던 것에 용기를 낸 선택이에요. 도망치고 싶었던, 가로막혀 있던 것들에 부딪혀보자는 생각이었죠. 영화와 드라마의 연기 호흡이 다르거든요. 충분히 느리게 호흡할 수 있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배우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는 장르거든요. 그동안 드라마보다 영화를 선호했던 것도, 영화의 조금은 느린 호흡을 좋아했던 이유도 있어요.”
공유는 드라마 ‘도깨비’를 택한 것은 매너리즘에 빠진 스스로에게 환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산행’이든 ‘밀정’이든, 영화를 줄기차게 계속하다 보니 한계에 부딪히고 지치는 지점이 있었어요.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닌가 싶었죠. 그런 맥락에서 ‘도깨비’는 적절한 시기의 자기반성, 분위기 전환이 아닐까 싶어요. 김은숙 작가님이 보여주신 엄청난 애정도 감사했고요.”
드라마의 종영과 함께 군에 입대한 공유는 전역 후 첫 작품으로 사회성 짙은 영화 ‘도가니'(황동혁 감독)를 택했다. 그 누구도 성공을 장담 못한 이 영화로 46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켰다. 공유 제2의 전성기 포문을 여는 ‘부산행’ 역시 좀비 블록버스터의 외피 안에 연상호 감독만의 날카로운 해학과 풍자가 녹아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일견 ‘도가니’를 떠올리게 한다.
“좀비물에 대해 반신반의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참신하고, 끌리고, 하고 싶은데 좀비를 어떻게 구현할지 궁금하긴 했어요. 하지만 이 걱정도 ‘부산행’에 출연하겠다고 마음 굳힌 다음에 했던 고민이에요. ‘부산행’이 칸영화제에 가고, 호평을 받고,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은 전혀 없었어요. 성공에 대한 기대감보다 새로운 시도들, 그리고 그 시도가 남길 기록에 마음이 끌렸어요. 이건 자신감이라기 보다 도전에 대한 욕심, 한 번 두드려보자는 마음이었어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매니지먼트 숲 &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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