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기성 세대에겐 추억을 자극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기성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었던 음악. 이를 제대로 활용한 방송이 바로 ‘슈가맨’이었다.
흔한 주작, 악마의 편집 하나 없던 순수 청정 예능 ‘슈가맨’. 16회로 예정됐던 이 방송은 팬들의 사랑으로 39회까지 연장됐고 총 80팀의 ‘슈가맨’이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반가운 얼굴, 익숙한 목소리를 들려줬다. 이 때문에 ‘슈가맨’은 유난히 떠나보내기 아쉬운 프로그램이었다.
모든 이들이 사랑한 프로그램 ‘슈가맨’. 이제 진짜 ‘슈가맨’과 안녕을 해야하는 시간이다. ‘슈가맨’을 이끈 윤현준 CP는 이 같은 사랑에 대해 “모든 분들에게 다 감사할 뿐이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슈가맨’은 유난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처음부터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니다. 파일럿 때는 야심차게 준비했으나 질타도 많이 받았다. 유재석의 비지상파 첫 프로그램이니까 기대가 컸는데 충족을 못시킨건 잘못한 일이다. 이후 두 달 넘게 고민을 해서 정규로 시작을 했다. 어찌됐든 모든 과정을 거친 후에 시청자들의 아쉬움 속에 종영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파일럿 이후 어떤 준비를 했나.
“첫째는 그 당시에 왜 파일럿이 이상했는지를 여러가지 의견들을 들어봤다. 폐지하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개선할 점 등을 올려주셨던 분들께 감사하다. 많은 도움이 됐다. MC들에게도, 우리에게도, 제작진을 믿고 해준 MC들에게 고맙고, 시청자들에게도 고맙고, 현장에 오셔서 즐겁게 봐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하다. 다 고맙다.”
파일럿과 정규 ‘슈가맨’,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한 끝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방청객이 있고 없고다. 그림으로 봤을 때 세대별 방청객이 있다. 네 가지 불이 있고 없고, 그것이 큰 의미를 담고 있다. 공감을 하느냐 안하느냐, 공감을 안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듣고 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세대별 방청객과 불을 켜는 장치를 넣은 것, 그거 하나로 ‘슈가맨’이 의도하는 것을 담을 수 있었다.”
‘슈가맨’이 큰 사랑을 받아서 뿌듯할 것 같다.
“‘슈가맨’이라는 단어가 옛날 가수들을 의미했다. 그런데 옛날 사람들을 부르는 대명사처럼 됐더라. 얼마 전에 스포츠에서도 과거 활약했던 선수에 대해 ‘슈가맨’이라고 표현하더라. 그런 것을 보면 ‘많이 사랑해주시는 구나’ 느끼고 뿌듯하다.”
‘쇼맨’들 역시 감동을 안겼다.
“노래 잘하시는 분들이 워낙 많다. 그리고 ‘슈가맨’은 다른 음악 프로그램들이랑 다르다보니 느낌이 다르실 것이다. ‘쇼맨’들 역시 다른 경연 프로그램보다 편하다고 하더라. 무대 전에 토크하는 시간이 있고 하니까 방청객들과도 친해지고 그래서 더 무대를 즐길 수 있다고 하더라. 말 그대로 축제 같았다.”
섭외가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다.
“물론 쉬웠던 섭외도 있지만 힘들었던 섭외들도 많다. 해보지 않았던 콘셉트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시작부터 ‘슈가맨’이 어느 정도나 계실 지 미지수였다. 또 항상 고민이었다. 담보할 수 없는 것 아니냐. 그래서 여기서 스톱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슈가맨’ 분들을 찾아보자는 취지도 있었다.”
가장 섭외가 어려웠던 ‘슈가맨’은?
키스다. 처음엔 지니 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고생했고 나중엔 지니 씨의 여권 때문에 진짜 못하는 줄 알았다. 나머지 두 멤버라도 함께하길 바랐지만, 두 사람은 지니와 함께가 아니면 출연을 안하겠다고 하더라. 우여곡절 끝에 여권이 나와서 지니 씨가 한국에 왔다. 공항에서 인증샷을 보내주고 2~3일 연습을 하고 그렇게 무대에 섰다. 키스는 14년 만에 처음 만나 무대에 선 만큼 감동적일 수밖에 없었다. 멤버들이 유재석을 보고 신기해하는 등 일반인처럼 순수했다. 참 의미있는 무대였다.
‘슈가맨’에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가수는?
얀, 비비, 에코 등 많다. 못찾은 분들도 있지만, 웬만한 분들은 찾아서 연락을 드렸는데 출연이 성사되지 않았다. 새로운 시즌의 ‘슈가맨’도 그분들 출연이 관건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종영 소감은.
10개월이 다 된 시간이었다. 생각해보면 얼마 안된거 같다. 3~4개월 된 것 같다. 40회 가까이 됐다니, 시간이 정말 정신 없이 간다. ‘슈가맨’은 한 달, 두 달 앞의 섭외까지 하다보니까 더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다. 39회를 하다니, 많이 했다. 많은 분들이 약이 되게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질책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게시판에 어려가지 의견을 주신 분들, 그분들 덕택에 여기까지 왔다. 사랑 받고 종영하게 돼 정말 감사하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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