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지난주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뮤직뱅크’ 원승연 PD가 나오는 것을 보고 인터뷰 요청을 했다. 언니쓰 얘기 뿐만 아니라 원승연 PD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원 PD는 흔히 말하는 병맛으로 ‘뮤직뱅크’를 젊게 만들고 있는, KBS의 떠오르는 PD다. Mnet ‘프로듀스 101’의 아이오아이를 섭외한 것도, 언니쓰를 담당한 것도 모두 원승연 PD다. 원 PD는 쑥스러워하면서 ‘뮤직뱅크’ PD로서 인터뷰에 응했다.
원승연 PD는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짧게 출연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시청자들은 ‘노홍철 닮은꼴’, ‘PD계의 패셔니스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원 PD에게 사람들이 알아보냐고 묻자 고개를 저으며 “어머니만 얼굴이 훤해졌다면서 좋아하시더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원승연 PD는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나온 언니쓰 섭외 과정이 ‘리얼’이었다고 밝혔다. 정말 홍진경이 남겨놓은 손편지에 감동했고, 홍진경과 김숙이 자신을 찾아올 것은 알았지만 무엇을 할지는 몰랐다고. 이에 당황한 모습이 쑥스러워하는 것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홍진경 씨가 원래 되게 조심성이 많고 예의 바르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손편지 이후에도 장문의 문자가 왔어요. 불쑥 들어와서 죄송하고 언니쓰를 잘 부탁한다고요. 조세호도 진경이 누나 잘 좀 부탁한다고 연락하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언니쓰의 ‘뮤직뱅크’ 출연이 성사됐다. 지난 1일 하루종일 언니쓰를 지켜본 느낌은 어땠을까. “정말 놀랐던 것이 박진영 씨도 아침 7시 전에 와서 앉아계시더라고요. 그러기 쉽지 않은데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언니쓰가 ‘뮤직뱅크’에 괜한 피해를 끼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시더라고요. 무대 끝나고 나서는 저는 못 봤는데 언니쓰, PD, 작가들 다 많이 울었대요. 그리고 다같이 회식도 했고요. 다들 잘 돼서 분위기가 아주 좋았어요.”
언니쓰의 데뷔 무대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Shut Up’의 네이버TV캐스트 영상 조회수는 380만뷰를 넘어섰다. 당일 ‘뮤직뱅크’는 2.5%의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최근 들어 가장 높은 수치. 원승연 PD는 언니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시청자분들이 ‘뮤직뱅크’가 몇시에 하는지 잘 몰라요. 그런데 언니쓰 덕분에 5시라는 것을 알게 되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또 언제 300만뷰를 찍어보겠나요. 언니쓰에게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느껴요.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어요.”
사실 원승연 PD와 ‘언니들의 슬램덩크’ 박인석 PD는 절친 중의 절친이고, 껌딱지 같은 사이다. 원 PD는 박인석 PD가 3년 후배지만 나이가 같아서 친하다고 설명했다. 박인석 PD는 원승연 PD가 연출을 맡는 주에 ‘뮤직뱅크’에 출연하고 싶어했다고.(‘뮤직뱅크’는 원승연 PD, 신미진 PD가 돌아가면서 연출을 맡음) 다행히도 날짜는 잘 맞았고, 원승연 PD도 리허설이나 대기실 등 언니쓰를 많이 배려해줬다. 이에 박인석 PD가 매우 고마워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두 절친 PD에게는 얄궂은 운명이 있다. 원승연 PD는 ‘언니들의 슬램덩크’ 이전에 방송된 ‘인간의 조건-도시농부’, ‘인간의 조건-집으로’의 메인 연출자였다. ‘인간의 조건’은 부진 속에 종영 됐는데,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흥한 것. 원승연 PD는 “박인석이라서 괜찮다”면서 웃었다. ‘뮤직뱅크’와 ‘언니들의 슬램덩크’ 콜라보 성공의 원천은 이 절친 PD들의 우정이 아니었을까.
“‘슬램덩크’가 첫 주에 뜨면서 ‘나 혼자 산다’를 이기는 것을 보면서 여러 기분이 들었어요. 솔직히 자괴감도 들고, 한편으로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구나 느꼈어요. 나는 프로그램 2번을 했을 때 그거를 한 번도 못했는데…누가 ‘나 혼자 산다’를 넘었어도 질투가 났을 거예요. 그래도 박인석이니까 축하해줄 수 있을 정도의 질투가 나는 것 같아요. 박인석은 성격적인 단점이 많은 애예요. 후배들한테 못 시키고 5에 4는 다 자기가 해요. 너무 꼼꼼한게 장점이자 단점이죠. 솔직히 인석이 보다는 제가 나은 것 같아요. 하하”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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