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김대희 하면 김준호, 김준호 하면 김대희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사람. 힘들었던 순간 역시 함께했기에 그 애틋함은 더욱 크다.
개그맨 김대희에게 김준호는 어떤 존재일까.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대희는 장난스러운 말투로 문득문득 절친 김준호를 디스했다.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애정 어린 장난일 뿐이었다. 김준호를 생각하는 마음, 그 애정이 듣는 이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특히 그는 “‘개그콘서트’를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한 후 “준호가 복귀했을 때”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대희는 “김준호가 ‘씁쓸한 인생’을 후배들과 4개월 정도 하다가 마카오로 유학을 갔다 왔다. 그때 준호한테 연락이 왔다. ‘형이 대신 맡아 주면 안되겠냐’고 . 그때 김준호가 보스 역할을 했는데, 자신의 잘못 때문에 후배들이 실업자가 될 수 있으니까 후배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하더라. 제작진에게 부탁을 할 테니 자기만 빠지고 그 자리에 내가 들어가달라고 하더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때의 감정이 그대로 다시 느껴지는 듯 눈물을 보인 김대희는 “제작진에게 연락이 왔을 때 처음엔 안 한다고 했다. 땜빵이라는 게 부담이 정말 크다. 그런데 대신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하길래 결심을 하고 이어 받았다. 그때 김준호에게 ‘네가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돌아올 때까지 코너를 이끌어볼게. 네가 돌아오면 넘겨주고 빠질게’라고 말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두 번 방송에 나왔는데 재미없다는 얘기가 가득하더라.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몸빼 바지 안에 풍선을 넣고 바람을 넣는 장면이 터졌다. 그 이후 칭찬이 들리더라. 그래서 8개월을 더 했다. 그리고 8개월 후 김준호가 돌아왔다.”
오랜만에 복귀, 하지만 마냥 기쁜 일은 아니었다. 김대희는 “김준호가 그 코너로 복귀를 했는데 엄청 긴장을 하더라. 방청객이 반겨줄 지, 야유를 보낼지 모르니까 되게 떨더라. 그런데 반갑다는 의미의 함성이 터졌다. 그때 제가 시청자들의 마음과 제 마음을 가득 담아서 별이 보일 정도로 뒤통수를 세게 때렸다. 김준호가 박수를 받고 등장하는데 정말 찡했다”고 설명했다.
1999년 ‘개그콘서트’부터 희로애락을 함께한 김대희와 김준호. 두 사람의 관계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진한 우정으로 감동을 선사한 김대희는 이내 “김준호와 왜 같이 복귀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같은 날 복귀하고 싶지도 않고, 복귀해도 같은 코너는 죽어도 안 할 거다. 제가 받쳐주고 김준호 혼자 웃길 거 같다. 같은 코너를 하다 보니까 저는 받쳐주고 걔만 웃기더라. 봉숭아학당 근처엔 오지도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서로를 잘 알기에, 가장 가까운 친구기에 힘들 때나 기쁠 때나 서로를 잘 이해하는 두 사람. 살면서 이런 친구 하나 얻었다는 것, 인생 잘 살았다는 증거 아닐까. 두 사람의 우정이 부럽기만 하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JDB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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