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늘 밝고 건강한 이미지의 박신혜는 사실 걱정을 끌어안고 사는 타입이다. 출연한 드라마의 시청률, 영화 스코어, 하다 못해 광고 반응까지 일일이 확인하고 신경 쓰느라 활동 기간에는 잠을 거의 못 잔다.
“저도 기분 나쁘면 표현할 줄 알아요. 덮어놓고 퍼주기만 하는 착한 성격은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TV 속 저의 모습이 늘 밝고 명랑하다 보니, 제 실제 모습을 보고 당황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욱하기도 하고, 화나면 분에 차 눈물을 쏟기도 하고, 하루 종일 집에만 있기도 해요.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엔 불만을 말하기도 하고요. 저라고 매일 비타민 1000개 먹은 것처럼 상큼 발랄하기만 할 순 없잖아요.”
영화 ‘침묵'(정지우 감독)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박신혜는 이러한 ‘자연인 박신혜’의 민낯을 드러내 보인다. ‘침묵’은 재력과 사랑, 세상을 다 가진 남자 임태산(최민식)이 약혼녀이자 유명 가수인 유나(이하늬)가 살해당하고 용의자로 자신의 딸 임미라(이수경)가 지목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박신혜는 임미라의 결백을 믿는 신념 있는 변호사 최희정을 연기했다. 고집과 강단, 자존심을 동시에 품은 인물이다.
‘해피엔드, ‘은교’, ‘4등’ 등을 통해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온 정지우 감독은 박신혜에게서 어떤 모습을 끄집어내고 싶었을까. 첫 만남부터 박신혜를 골똘히 관찰했다는 정지우 감독은 “마냥 예쁘기만 한 줄 알았는데 CF, TV 속 이미지와 다른 모습이 있어 좋았다”고 했단다.
“감독님께서 저에 대한 선입견으로 ‘마냥 예쁜 배우’인 줄 알았대요. 실제 성격도 밝고 건강할 줄 알았는데, 저도 기분 나쁘면 표현하거든요. 그 지점이 되게 좋았대요. ‘침묵’을 통해서는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어요. 감독님께서 입꼬리의 미세한 움직임, 근육의 떨림까지 섬세하게 조율해주셨어요.”
벌써 데뷔 15년 차에 접어든 그는 “배우 박신혜만큼이나 개인의 삶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인 박신혜로서도 늘 건강한 삶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호수 위의 백조 같은 삶이에요. 물 위는 화려하고 예쁜데, 그렇게 떠 있으려고 물 밑으로는 엄청나게 발을 젓고 있잖아요. 전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한 번은 너무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돌이켜 보니 구설에 오르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행복했던 날들이 더 많더라고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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