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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는 별책부록’ 김태우 “이나영 착하고 소탈…이종석 호흡 최고” [인터뷰]

박귀임 기자 조회수  

[TV리포트=박귀임 기자] 배우는 캐릭터에 따라 변한다고 했다. 수개월 동안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면, 그렇게 물들 수밖에. 그래서 일까.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태우는 더 밝고 더 유쾌했다.

김태우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카페 제르베에서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정현정 극본, 이정효 연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김태우는 ‘도서출판 겨루’ 대표 김재민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재민은 “갈 길이 멀어요. 갈 길이”를 외치며 효율성을 따지는 인물이지만, 사람을 챙길 줄 알고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 각별한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1996년 KBS 2기 슈퍼 탤런트로 데뷔한 김태우는 그동안 진지하고 악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 ‘신의 선물–14일’(2014) ‘징비록’(2015) ‘굿 와이프’(2016) ‘블랙’(2017) 등이 대표적. 그렇다면 왜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선택했을까.

“밝은 캐릭터를 한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가 됐더라고요.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이후에는 계속 악역만 했죠. 저는 원래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걸 떠나서도 밝은 캐릭터에 대한 갈증도 있었어요. ‘굿 와이프’ 같이 한 이정효 감독에 대한 신뢰와 믿음 역시 있었고요. 그렇게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하게 됐어요.”

김태우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통해 180도 다른 매력을 보여준 것. 유쾌한 대사들까지 재치 있게 해내며 극과 캐릭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밝고 유쾌한 매력이 가장 빛난 장면은 ‘로맨스는 별책부록’ 2회에서 차은호(이종석)가 김재민(김태우)과의 첫 만남을 회상한 장면.

이 장면을 위해 김태우도 신경 쓴 부분이 많았다. 배우 임원희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는 “그 장면은 완전 준비했던 거다. 처음에 이정효 감독이 ‘무성영화처럼 편집할 것’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과장되게 해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감독이 ‘독립적인 씬으로 생각해도 된다’고 말했다”면서 “영화 ‘다찌마와 리’에 출연했던 임원희 형에게 전화를 걸어서 해당 씬에 대해 설명해줬다. 임원희 형이 여러 가지 팁을 줬다. 그 중에서 들숨과 ‘어이쿠 이런’ 그런 것에 포인트를 두고 연기했다. 대본에는 없었는데, 손가락까지 제가 다 아이디어내서 연기했다”라고 알렸다.

이어 “그 장면을 위해 촤령을 진짜 오래 했다. 5일 이상 촬영한 기억이다. 힘들었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재미있게 장면이 나왔더라. 그래서 감탄하고 좋아했다. 그 장면을 좋아해준 시청자들도 많다고 들었다. 만족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로맨스는 별책부록’ 15회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김재민이 강단이(이나영)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직접 나섰을 때다. 김태우는 “이 분위기와 상황에 맞는 것들을 최대한 해보려고 했다. 아이디어가 더 생각나고 그랬다. 대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해서 다시 제 것으로 만들었다. 이나영과 하이파이브 하는 것도 애드리브였다. 2회 그 장면을 좋아해줬던 분들을 위해 선물처럼 준비했다”면서 미소 지었다.

‘로맨스는 별책부록’ 촬영 현장은 분위기 좋기로 소문이 났었다. 김태우 역시 동의했다. 그는 “모두 분위기 메이커였다. 겨루 첫 전체 회의 장면을 밤새고 아침까지 촬영했다. 사실 배우가 지치면 스태프도 지치기 마련이다. 그런데 막내 강기둥과 최승윤까지 단 한 명도 지치지 않았다”면서 “육체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마지막 컷까지 파이팅 넘치게 찍어줬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선배 배우로 뿌듯했다. 이런 것이 시너지라고 생각한다. 다음 촬영 때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그 분위기는 마지막 씬까지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나영 이종석 등과의 호흡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김태우는 “진짜 다 호흡이 좋았다. 그러면서 애드리브도 많이 했다. 모두 웃기려고 애드리브를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캐릭터를 살려서 그걸 받아줬다”며 “이나영과 이종석은 주인공이라 분량도 많고, 진짜 힘들었을 거다. 그런데 현장에서 그런 티를 내지 않았다. 모든 걸 너무나 잘해줬다”고 말했다.

또한 “이나영은 원래 착하고 웃음 많고 그런 친구다. 굉장히 소탈하기도 하다. 예전에 봤던 그대로더라.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배려도 많고 그랬다”면서 “이종석, 김유미와 가장 많은 씬을 함께 했다. 그래서 두 사람과 호흡이 제일 좋았다”고 밝혔다.

20년 넘게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김태우는 마지막 40대를 보내고 있다. 배우를 선택하길 잘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를 돌이켜보면 저는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중에 후자를 선택했어요. 그게 배우였죠. 저는 배우로서의 재능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하고 싶은 것을 잘하고 싶으니까 노력하고 또 했어요. 물론, 제가 능력이 없지는 않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능력에는 못 미친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결과적으로 보면 배우를 선택하길 잘한 것 같아요. 아마 회사에 들어갔어도 잘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요. 제 나이로 따지면 전무나 임원 직급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 배우라는 직업이 매번 긴장해야 하고 노력해야하고 힘들지만 훨씬 더 잘 선택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배우 김태우의 꿈도 궁금했다. 그는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 그리고 어떤 역할 보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20년 전에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그 의미가 다른 것 같다. 나이 들수록 더 그런 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스튜디오드래곤, 제이와이드컴퍼니,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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